한국소비자원은 3일 "향수 40개 제품의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사용 여부를 시험 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착향제 성분이 4종에서 많게는 15종까지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수입 향수 20개와 국산 향수 20개로, 수입 7개와 국산 8개 등 15개 제품에서는 유럽연합(EU)에서 안전성 문제로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착향제인 'HICC'(하이드록시이소헥실3-사이클로헥센카복스 알데하이드) 성분도 검출됐다.
하지만 7개 제품(수입 4개·국산 3개)은 HICC 포함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고, 특히 2개 제품(수입 1개·국산 1개)은 해당 성분이 10ppm 이상 포함돼있는데도 표시하지 않았다.
EU의 경우 향수처럼 사용후 세척하지 않는 화장품에는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26종이 10ppm(0.001%) 이상 포함되면 무조건 표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특히 HICC처럼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높은 3개 성분의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12개 성분은 배합농도를 제한하는 관련 법규 개정 절차도 진행중인 상태다.
반면 국내의 경우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26종이 향수에 10ppm(0.001%) 이상 포함됐더라도, 해당 성분의 명칭을 표시하도록 '권장'하는 수준이어서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품 사용중 부작용이 생겼을 때 원인을 쉽게 규명할 수 있도록 '의무표시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26종의 표시를 의무화하고 △향수를 포함한 화장품은 용량에 관계없이 모든 성분을 표시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