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 이어 레알 마드리드까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 독일 원정에서 잇따라 굴욕을 경험했다. 도르트문트는 2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벌어진 2012-20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4-1 대승을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예약했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는 천문학적인 몸값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가 아니었다. '폴란드산 폭격기' 레반도프스키였다. 홀로 4골을 몰아넣어 도르트문트의 승리를 이끌었다. 호날두는 0-1로 뒤진 전반 동점골을 넣었지만 그뿐이었다.
지난 24일에 열린 4강 첫 경기에서도 모두의 예상을 깨는 이변이 벌어졌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그라운드 위에서 종적을 감춘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친 바이에른 뮌헨에 0-4로 완패했다.
독일 원정에서 체면을 구긴 것은 비단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뿐만이 아니다.
8강에서도 스페인을 대표하는 구단이 독일의 벽을 넘지 못했다. 도르트문트가 기적을 썼다. 도르트문트는 8강 홈 2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2골을 몰아넣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극적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역전극의 제물이 된 구단은 다름 아닌 스페인의 말라가였다.
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이 결정될 당시까지만 해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격돌하는 '엘 클라시코'가 결승 무대에서 펼쳐질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독일의 명문구단들은 짜임새있는 패스워크와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바르셀로나도, 초호화 군단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도 지워버렸다. 스코어에서 나타나듯이 일방적인 승리의 연속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구단들의 승승장구가 계속되면서 유럽 축구계에서 스페인의 시대가 저물고 다시 분데스리가의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챔피언스리그에서 그들이 보여주고 있는 진격의 힘은 놀랍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