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이 전하는 사내 연애의 판타지와 현실

[이주의 드라마] 사내연애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에도 동감 반응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누구나 연애에 대한 환상은 갖고 있다. 직장인도 다르지 않다.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극본 윤난중, 연출 전창근)은 직장인들의 일상을 다루는 작품이다. 직장인들에게도 사랑이란 감정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일본 원작 '파견의 품격'을 '직장의 신'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연애'라는 소스를 더욱 신경써 가미한 이유다.

사실 직장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는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다뤄진 부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오너 2세 혹은 젊고 능력 있는 임원과 말단 사원의 신데렐라같은 로맨스였다.

사랑에 빠지는 공식도 정해져 있었다. 백마 탄 왕자로 표현되는 남자 주인공에게 굽히지 않는 여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은 그런 여자 주인공에게 "이런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하면서 빠져든다.

기존의 드라마들은 여성들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판타지를 자극했다면 '직장의 신'은 보다 현실적인 부분을 건드렸다. '직장의 신' 속 주인공들이 펼치는 연애는 직장인들이 꿈꾸는 사내연애에 대한 환상이다. 하지만 이들이 꿈꾸는 사랑은 이전 드라마들보다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 있게 전달되고 있다.


'직장의 신'에서 백마탄 왕자는 없다. '빠마머리' 장규직(오지호)는 속 좁고 까탈스럽다. 무정하지 못한 무정한(이희준)은 소위 말하는 '예스맨'(Yes man)이다. 어느 회사에나 있을 법한 성격의 인물들이다.

신입 계약직 정주리(정유미)가 이들에게 흔들리는 이유는 이들이 멋있어서가 아니다. 상사에게 받은 머플러를 넘겨주고, 이름을 기억 못하는 상사에게 "장주리가 아니라 정주리입니다"고 말해주는 세심한 모습에 반한 것이다. 자상한 직장 동료에게 반하는 이치와 일맥상통한다.

장규직과 무정한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미스김(김혜수)역시 예쁘고 발랄해서 눈길을 끄는 캐릭터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장규직과 무정한이 미스김에 끌리는 건 직장동료로서 서로 부딪치며 겪는 미묘한 감정들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웃음 속에서도 현실을 비트는 '직장의 신' 답게 사내 연애에 대한 껄끄러운 단면도 공개한다.

"계약직 00가 정규직 잡아서 결혼했다고 하더라"고 말하는 와이장 직원들의 뒷담화, "당신이 궁금하다"며 마음을 드러내는 장규직에게 "그건 당신과 같은 정규직과 하라"는 미스김의 일침은 계약직과 정규직의 계급 차이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현재 '직장의 신'의 러브라인은 발 돋음 단계에 불과하다. 와이장 마케팅팀에서 벌어질 사내 연애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 지, 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지 관심이 쏠린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