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5차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에 터진 손흥민(함부르크)의 결승골에 2-1 승리를 따냈다.
이 승리로 한국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반면 카타르는 이번에도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타르는 당초 이 경기에 승리의지가 없는 듯 경기 이틀 전에 한국에 도착해 단 한번의 훈련을 소화한 뒤 실전에 나섰다. 경기가 시작되자 카타르 선수들은 공격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충분한 역습 기회에서도 좀처럼 공이 전방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대신 카타르 선수들은 틈만 나면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 경기 초반부터 중동 축구 특유의 ‘침대축구’가 시작된 것이다. 후반 중반 1골씩을 주고 받은 뒤에는 ‘침대축구’가 더욱 극에 달했다. 오히려 가벼운 충돌에도 신경전을 벌이며 난투극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경기 중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 선수들이 선보인 중동 특유의 변하지 않는 침대축구는 경기 후 감독이 방점을 찍었다.
지난 1월 전임 파울루 아우투오리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쥔 카타르 출신의 파하드 타니 감독은 “카타르 축구의 특징을 잘 보여준 훌륭한 경기를 했다. 월드컵 본선에 지출할 수 있는 자격을 증명했다”면서도 일본인 주심의 경기 운영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심판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후반 추기 시간이 5분이었는데 우리 벤치에서 직접 체크한 결과 6분이나 진행됐다. 결국 이 점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손흥민(함부르크)의 결승골을 직접 지목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 상 후반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것은 카타르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 그들은 여전히 경기 초반부터 ‘침대축구’를 선보였고, 동점골을 넣은 뒤에는 시간을 끌기 위한 의도가 분명한 선수 교체로 추가시간을 스스로 늘렸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은 카타르가 만들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면서도 카타르 감독은 자기 선수들을 칭찬하는 대신 심판을 탓하는 역설을 보였다.
감독이나 선수나 카타르 축구대표팀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보여준 행동은 여전히 기대 이하였다. 스스로 자부하듯 축구 실력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가까워졌을지 모르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행동은 월드컵과는 거리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