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분쟁을 뇌물로 해결 ?

교회 기득권 확보위해 교단 관계자들에게 수천 만원 '뇌물' 제공

교회

무리한 건축에 따른 빚 문제로 10년 넘게 분쟁을 겪어온 서울 상도동의 상도감리교회가 이번에는 뇌물 살포 논란에 휩싸였다.

CBS 취재결과 교회 내 기득권 싸움에 수 천 만원의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

무리한 교회 건축으로 약 40억 원의 은행 빚을 지고 있는 상도감리교회.

상도감리교회는 지난 2002년부터 이 문제로 갈등을 거듭해왔고, 당회도 두 개로 쪼개졌다.

논란 당사자였던 상도교회 이종대 목사가 2011년 은퇴하면서 박 모 장로를 직무대행으로 내세웠지만 이에 반대하는 임 모 장로 측이 교회 밖 당회를 유지해 한 교회 두 당회체제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박 모 장로측이 2011년 4월, 교단으로부터 적법성을 얻기위해 교단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해석을 의뢰했고, 이 과정에서 장정유권해석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20여 명의 위원들에게 1천 2백여 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장로측은 또, 원로목사 퇴직금과 관련해 조사를 받게 되자 유지재단 조사위원장을 비롯한 조사위원들에게 900여 만원을 전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상도교회 뇌물 살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감리교 서울남연회는 상도교회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 2011년 12월에 감독 직권으로 구모 목사를 새 담임목사로 파송했지만, 교회 정상화는커녕 뇌물 때문에 갈등이 더 깊어졌다.


취재결과 구모 목사는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지난해 1월과 2월, 3차례에 걸쳐 감리교 장정유권해석위원회와 행정조정위원회 위원들에게총 320여 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 목사는 또, 정치적 목적으로 지방회 감리사를 직무정지 시키기 위해 연회 감독을 움직이기도 했다.

구 목사와 서울남연회 동작지방회(박창두 감리사)는 교회 밖 당회까지 아우르는 구역회를 개최해야된다는 문제를 놓고 상반된 입장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남연회 김모 전 감독에게 1백 만원이 건네지기도 했다.

구 목사는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백만원을 지급했냐고 묻자 "교회 내부 일과 액수를 누가 알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나"며 되묻고, "나도 확인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상도감리교회 당회원인 박 모 장로와 재정 담당 박 모 집사에 의해 폭로됐다.

이들은 지난 2011년 이종대 목사 은퇴 이후 교단 관계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돈 봉투를 전달했으며, 구 목사가 취임한 이후에는구 목사와 함께 돈 봉투를 전달했다고 고백했다.

뇌물 살포에 양심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서는 “구 목사가 지자체에서 교회 부지에 주상복합 빌딩 2개 동을 건설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불법과 독재를 일삼아 뇌물 살포 사실을 폭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구 목사가 지난 2011년 12월에 파송된 이후 교회 정관을 만들고 한 차례 개정을 하는 등 교회 운영에 독단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고 양심선언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박 모집사는 "지난해 1월 장정유권해석위원회 전 모 위원장을 서울 천호동 H백화점 일식집에서 만나 식사하는 자리에서 봉투를 전달하는 장면을 옆에서 직접 목격했다"며, "봉투 안에 50만원 정도 들어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이 모든 것이 교회 부동산 개발을 둘러싸고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뇌물 살포에 참여했다고 양심선언을 한 교인들은 해당 동작지방에 진정서를 제출해 진상조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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