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동안 싸웠는데 남은건 빚과 상처뿐"…용산주민 소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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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사업비 31조원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채무불이행으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떠안게 됐다.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은 지난 2007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하기 위해 서부 이촌동까지 포함시키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로 추진돼 왔다.

서부 이촌동 주민들은 2007년 8월 이후 부터 개발 계획에 포함된 주택 등을 매입할 경우 아파트 입주권을 주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거래를 할 수 없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목돈을 마련하려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대출에 따른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헐값에 경매로 집을 내 놓는 경우가 다반사다. 한 가구당 평균 2~3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점을 하는 상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편집중국, 철도기지창, 대한통운 등이 개발로 인해 다른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상권도 점점 죽어갔다.

이 지역에서 15년 넘게 지역에서 장사를 해 온 A 씨는 "세입자인 상인들 대부분 언젠가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하나 붙잡고 대출받아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6년 동안 지지부진하게 이어진 사업으로 이해 관계를 달리하는 주민들간의 감정의 골도 매우 깊다.

서부 이촌동 안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이름으로 단체만 10여개가 될 정도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 주민은 "이렇게 끝날 것 같으면 왜 지난 6년동안 물어뜯고 싸웠는지 모르겠다"며 "남은 건 이웃간의 물어뜯은 상처밖에 없다"고 허탈해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6년간 주민들이 당한 고통에 대해 서울시와 코레일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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