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내아이 맡기고 싶지만" 어린이집은 480개, 관리직원은 3명

어린이집에 대한 학부모 기대 높지만…정부 관리감독은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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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육의 질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관리감독은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에서 영아들에게 "우유를 빨리 처먹으라"며 욕설을 하는가 하면 서류를 조작해 국고보조금 수천만원을 가로챈 B 어린이집이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2월에는 7개월동안 보육교사와 원생 앞으로 나온 정부보조금 수천만원을 가로챈 경기도의 어린이집 12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정부의 보다 체계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B 어린이집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재무회계, 보육교사 및 아동관리, 대피 시설 등 전반적인 점검을 한번도 실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송파구에만 약 480여개의 어린이집이 있지만 이를 관리하는 송파구청 공무원은 단 3명뿐이어서 사실상 관리가 불가능했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 50개당 최소 1명의 담당 공무원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구청 소속 어린이집 담당 공무원은 서울 송파구 3명, 노원구 5명, 강남구 4명, 종로구 5명, 마포구 5명 등 대개 3~5명 사이로 수백군데 어린이집을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실제 관리인원이 기준 인원보다 적은 곳은 충원을 하라고 공문을 계속해서 내려 보내기는 하지만, 전체 인원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시정되지 않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1년에 2번 정도 어린이집에 대한 정기적인 감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등록된 정보를 모니터링한 뒤 의심사례를 찾아 점검하는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점검을 나간다고 해서 아동학대 사실이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발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불안함을 쏟아냈다. 어린이집 학부모 정혜민(32,여) 씨는 "정부가 아이를 안심하고 많이 낳으라고 하는데, 학부모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려면 제대로 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학부모도 "편리함만 따진 지원계획만 세울 것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따져보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불안을 줄이고 더 나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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