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15일 오후 일본 웨스틴도쿄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3월 2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이하 장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장고와 관련된 한국 취재진의 모든 질문이 끝날 무렵 타란티노 감독은 "관심을 가질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늘어놨다.
타란티노 감독은 펄프픽션으로 제47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전세계적인 감독으로 발돋움했다. 그의 대표작인 펄프픽션이 전세계 최초 개봉된 곳이 다름아닌 한국이었던 것. 그는 1994년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타란티노 감독은 "한국에서 떠나기 전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싶어 극장을 찾았다. 당시 최고 히트작은 짐 캐리의 '마스크'였다"고 웃은 뒤 "아시아 관객들과 영화를 봤을 때 대부분 반응이 조용했다. 그런데 한국은 정반대였다"며 "무엇보다 다들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극장을 나선다고 관계자가 전해주더라.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라고 들춰냈다.
또 11년 전부터 미국 뉴욕에서 '도하'란 한국 식당을 공동 소유하고 있다. 작은 한국 식당을 운영하던 제니 나 가족에게 직접 제안해 만든 음식점이다.
그는 "사실 그 분들은 유명인이 투자하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거다. 그래서 저의 투자 도움을 받을 때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주는 게 먼저였다"며 "단순히 좋은 한국 음식이 아니라 좋은 한국 가정식을 먹을 수 있다. 뉴욕에 오셔서 비빔밥 드시고 싶으면 도하를 찾아달라"고 웃음을 지었다.
한국 영화와도 남다른 인연이다. 타란티노 감독이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을 때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에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묻자 그는 "재능있는 감독들이 할리우드에 와서 어떤 식으로 영화를 만드는지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며 "아시아는 6~7년마다 한 국가가 선두에 나서는데 지금은 한국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의 대단한 팬이고, 봉준호 감독 김지운 감독도 좋아한다. 지난 20년 간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살인의 추억'이고, 가장 멋진 마지막 장면을 보여준 영화가 '공동경비구역 JSA'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