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인공 유진(조윤희)은 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남자친구 병석(김동욱)에게 "엄마가 이혼해 성(性)적 실직 상태"라며 "엄마가 어디 가서 풀었음 좋겠다"고 말한다.
게다가 아버지의 커밍아웃으로 이혼한 뒤 혼자 지내는 엄마(김청)에게 생일선물로 딜도를 선물한다.
그간 생머리를 고수하며 무난한 역할만 해왔던 조윤희가 시나리오를 읽고 화들짝 놀란 것은 당연지사. "대본에서 ''딜도''라는 단어를 보고 오타인줄 알았다니까요(웃음)." 때문에 출연을 한 차례 거절했다.
그러다 용기를 내기로 마음을 바꿨다. "그동안 시나리오에서 선뜻 못할 신이 있으면 거절하곤 했죠. 근데 그게 배우 하는데 안 좋더라고요. 또 너무 무난한 이미지로만 보였던 것 같아 바꿔보고 싶었죠. 이번 영화 덕분에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틀도 깨고 자신감도 늘었죠".
조윤희는 이번 영화에서 난생 처음 베드신을 찍었다. 또한 파머를 해 ''푸들 머리''를 연출했다. "격정적 정사신은 아니고요.(웃음) 그냥 침대신이랄까, 20대 커플에 맞는 귀여운 느낌 정도예요."
하지만 난생 처음 해본 퍼머 머리는 조금 그립단다. "당시 내가 아닌 것 같기도 했지만 주위에서 푸들 같다며 귀여워해줬거든요. 또 왠지 자유로워지는 느낌도 들었죠."
다행히 이후 ''자뻑하림''으로 부상한 김동욱은 붙임성이 좋았다. "처음에는 목소리도 저음이고 말수가 적어서 좀 걱정됐죠. 근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자뻑하림''처럼 활달하더라고요. 덕분에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죠."
조윤희는 현재 MBC TV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촬영 중이다. 방송국 기자들의 세계를 그리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똑 부러지는 여기자 역을 맡아 주인공 서우진(손예진)과 경쟁하게 된다.
"자꾸 아나운서 이미지만 떠올랐죠. 뉴스 만드는 현장을 탐방한 게 많이 도움 됐죠. 앞으로 멜로도 해 보고 싶고 여전사 캐릭터도 연기해 보고 싶고요. 아직 못 해 본 역할이 많아서 갈 길이 멀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