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유괴살해사건, 선진국은 어떻게 극복했나

[끝나지 않은 고통, 아동 유괴살해]④ 범정부 차원 대책 마련 시급

어린이를 유괴해 살해하는 반인륜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가족들이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CBS는 어린이 유괴살해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족들의 삶과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를 알리고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한다는 의도에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끝나지 않은 고통, 아동 유괴 살해'', 오늘(27일)은 그 마지막 순서로 ''되풀이 되는 악몽, 선진국은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보도한다. <편집자 주>

안양 초등생 살해사건을 비롯해 어린이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자, 경찰은 의심스러운 실종 가출 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찰은 뒤늦게야 대책 마련해 분주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어린이 실종사건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실종수사 전담반에 심리학, 아동학 전문가까지 참여

경찰이 26일 발표한 ''아동 부녀자 실종사건 종합 치안대책'' 중의 핵심은 실종수사 전담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전담반을 편성해 수사해 왔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에 실종수사 전담반을 두고 이를 상시 운용하고 있는 등 실종 사건에 대해서는 강력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대응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왕립기마단 산하에 전담부서를 별도로 설치해 놓고 있어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 전담수사반에는 경찰뿐 아니라 정신분석학, 범죄학, 심리학, 아동학 등 관련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수사기법과 노하우를 공유한다.

아동 실종 사건의 경우 실종 12시간 안에 피해 아동이 숨지는 사례가 많아, 수사전담반은 신속한 대응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사건 초기부터 사건 발생 시간이나 장소, 피해 아동의 특징에 따라 범인의 나이대나 성향까지 분석한다.


▶ 실종아동 부모에 시간대별 행동 요령까지 일러주는 매뉴얼

유괴 의심 사건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한 초기 대응 매뉴얼도 참고할 만하다.

미국의 어린이유괴예방기구(CPL)는 홈페이지에 유괴와 실종을 구분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올려놓고 구체적인 대처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황이 없는 부모가 아이의 실종 이후 시간대 별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유괴와 실종을 구분하기 위해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이 함께 없어졌는지, 아이가 즐기던 활동 중 최근 열성을 잃은 것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묻는다.

수십 개의 대처요령과 질문지로 구성된 이 체크리스트는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보라''거나 ''평소에 자주 놀던 곳을 찾아보라''는 등 상식적 차원에 머무는 우리나라의 매뉴얼과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 "이럴 땐 이렇게" 시나리오별 체험 교육

선진국의 어린이 실종 사고 예방 대책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도 정교하다.

실험 결과 어린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대부분 1분 안에 그를 따라갈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들에겐 ''낯설다''라는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에,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는 식의 교육은 의미가 없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유괴 범죄에서 나타나는 유인 방법별로 설정된 구체적 시나리오에 따라 어린이가 직접 체험하는 예방교육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미국 어린이유괴예방기구(CPL)는 어린이들에게 범행 유형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현재 5천여 학교에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대상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캐나다의 실종아동관련단체인 ''차일드 파인드 온태리오(Child Find Ontario)''는 아동이나 부모뿐 아니라 일반 사업장 직원들을 상대로도 실종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년 증가하는 어린이 유괴 살해 범죄에 대해, 이제는 범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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