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삼성전자와 STI 서비스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화성사업장 11라인 불화수소 희석액 공급장치 밸브 수리를 하던 박 씨가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고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엔 박 씨 등 5명이 투입됐지만 박 씨 혼자 방제복을 착용하지 않고 마스크만 착용한 채 작업을 진행했다.
박 씨는 27일 수리를 끝내고 3시간 뒤인 오전 7시 30분 목 주변에 수포가 일어나며 가슴 통증을 호소해 삼성전자 내 자체 구급대에 의해 동탄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다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치료 도중 숨졌다.
박 씨와 함께 현장에 투입된 나머지 직원 4명은 마스크와 방제복을 착용한 채 작업해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
STI 서비스측은 "사망한 박 대리가 일을 빠르게 조치하려고 해서 방제복을 미처 챙기지 않았던 것 같다"며 "작업 후 고통을 호소해 목 주변에 불산 중화제를 바르고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 불산액 똑똑 떨어지는데도 라인 계속 가동...직원들 대피명령도 안 내려
불산용액이 누출됐는데도 삼성측이 유관기관에 제때 보고하지 않고 직원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사업장 11라인 외부에 위치한 공급실에서 불산유출 경보기 센서가 울린 시각은 27일 오후 1시 22분쯤. 불화수소 희석액 공급장치 밸브에 불산 용액이 누출돼 물방울처럼 맺혀 있는 상태를 발견한 삼성과 STI서비스측은 누출부위를 비닐봉지로 막아놓았다.
경보 센서까지 울렸지만 삼성측은 10시간이 지난 뒤에야 교체 작업을 시작했고, 직원들에게 유출 사실을 알리거나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관련 생산 라인도 계속 가동시켰다.
삼성측은 "외부 공급시설의 문제이기 때문에 누출이 일어난 이후에도 라인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며 "불산 공급 밸브가 11라인 외부에 있는데다 밀폐된 곳이어서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삼성전자 불산 누출 사고를 수사중인 경기도 화성동부경찰서는 업체들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현장 제독이 완료된 이후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