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갈시기, 당겨질 듯…조세화 논의 시작해야"

- 이대로라면 2050년 이전 고갈 확실
- 급속한 고령화, 저출산 등 원인
- 준조세 아닌 정식 조세화 논의해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려대 통계학과 박유성 교수

어제 한 일간신문이 낸 국민연금 보도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내용인즉슨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연금수령 시작시기를 점차 올려서 2034년까지 68세로 올릴 것이다. 또 연금수령기간도 18년으로 제한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여론이 발칵 뒤집혔죠. 보도 후에 관리공단 측에서는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부인을 했는데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상황이 도대체 어떤 걸까요. 전문가 연결합니다. 박유성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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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지금은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고 있잖아요. 그런데 ‘2034년까지 68세를 시작시기로 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런 보도가 나왔다가, 또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오고. 정말 왔다 갔다 했습니다. 이 해프닝 어떻게 보셨어요?

◆ 박유성> 사실은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릅니다. 고갈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됩니다. 정부추계보다 더 빠르게 고갈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관련 논의는 덮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해프닝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해프닝이 아니다?

◆ 박유성> 네.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국민연금에 대한 제도와 목적 등의 재정립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항을 지금이라도 당장 논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럼 교수님은 고갈시점을 언제로 예측하시는데요?

◆ 박유성> 글쎄요. 예측을 하긴 했는데요. 적어도 정부나 또는 최근에 국회에서 했던 것보다 더 빠를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연금공단 측의 예측시점을 보면 2008년도에 나온 예상이긴 합니다마는 ‘2059년, 2060년경이면 고갈될 거다.’ 이게 보고서였거든요. 그 정도 가지고도 당시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거보다 빠를 것이다?

◆ 박유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대충 언제쯤으로 예상하시는데요?

◆ 박유성> 제가 보기에는 지금 현재 추세로 그대로, 전혀 바꾸지 않고 간다고 하면 2050년보다 더 빠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이 추세라면 2050년보다 더 빨리 고갈될 거다?

◆ 박유성> 네.

◇ 김현정> 지금 고령화, 물가상승률, 출산율 저하 이런 거 말씀하셨습니다만, 혹시 공단이 운영을 잘못해서라든지 이런 이유도 있습니까?

◆ 박유성> 아니, 그거까지는 제가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고요. 실제로는 근본적인 게 추계상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통계청의 인구 추계가 약 350만 명 정도가 과소 집계됐고요. 국민연금 수급자 추계에 대해서도 2010년 기준으로 보면 12% 정도가 과소 추계됐어요. 정부도 이미 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감안을 한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앞당겨지지 않겠습니까?

올해 2013년에도 추계를 하게 되는데요. 이런 동일한 문제가 아마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이 문제를 덮지 말고 제대로 논의를 했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어제 나왔던 일종의 해프닝이 그냥 해프닝이 아니라, 정말로 벌어질 수 있는 일로 우리가 받아들이고 논의를 하자, 이런 말씀이에요.

◆ 박유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됩니까? ‘국민연금보험료율이 지금 9%인데, 이거 내는 돈을 조금 더 올리고, 받는 돈은 조금 줄이고.’ 이렇게 조정을 해야 되는 건가요?

◆ 박유성> 조금 아니고요. 많이 올리고 많이 받는 제도로 바꾸면 막을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연금액입니다. 혹시 월 평균 2011년 기준으로 어느 정도 받으실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현정> 글쎄요. ‘많이 내니까 많이 받겠지.’ 라고 다들 생각하고 계시거든요.

◆ 박유성> 평균 우리 국민이 2011년 기준으로 26만 원 정도 받습니다. 그거는 국민연금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거를 더 내게 하고 덜 받게 한다. 그러면 이게 국민연금이 아니고 지금도 용돈인데요. 국민연금이라기보다도 국민용돈이라고 얘기를 하는 게 맞는데. 용돈 수준도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저는 방향이 틀렸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교수님은 방향을 어떻게 잡고 또 어떻게 수정해야 한다고 보세요?


◆ 박유성> 준비를 해야 될 게, 먼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해서는 일단 정년연장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받아질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재 국민연금이 준조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걸 조세화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세금처럼 반드시 내는 것으로?

◆ 박유성> 그래야 됩니다. 세금으로 충당하지 않으면 이거는 안 됩니다. 이거를 정부가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털어놓고 설득을 하고 다 같이 얘기를 해야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에요.

◇ 김현정> ‘지금처럼 쉬쉬하고 넘어가다가는 나중에 폭탄이 터질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박유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만약에 조절 안하고, 지금 이 상태로 간다면 아까 2050년 그 이전에 고갈될 것이라고 예상하셨잖아요. 그러면 만약 서른다섯인 누군가가 있다면, 이 사람은 후에 한 푼도 못 받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까?

◆ 박유성> 그렇겠죠. 저는 그러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교수님 말씀대로 지금이라도 털어놓고 세금화 시켜버리면, 이거는 반발이 어마어마할 텐데요?

◆ 박유성> 아니, 반발이 어마어마한 게 아니고요. 사실은 지금 현재 세금으로 하는 거, 국민연금하고 사학연금이나 군인연금은 세금으로 하고 있죠. 세금으로 하고 있는데 그거는 그 문제는 지금 국민연금은 우리의 후속 세대가 책임을 지는 그 구조입니다. 뒤로 미루는 거죠.

그런데 일정부분을 지금 현 세대가 현 세대 것을 커버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바로 조세화입니다. 조세를 해서 지금 현재에 있는 세금으로 바로 바로 충당해 주는 올해 거둬서 내년에 충당을 해 주고 하는 구조로 가지 않으면 지금 우리 청년들은 나중에 노년 됐을 때 굉장히 불행하고 굉장히 가난해질 수밖에 없어요.

◇ 김현정> 지금 청취자 10** 분이 주신 문자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연금 안 내고 안 받고 싶은 심정이다. 이거 불안해서 어떻게 하겠는가, 혹은 안 받아도 나는 나름대로 준비가 된다.’ 이런 내용인데요. 이걸 보더라도, 국민연금을 강제로 세금화하면 좀 문제가 되진 않을까요?

◆ 박유성> 그런데 안 받는 사람들은 개인연금이라는 게 있는데요. 문제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26만 원 정도 평균을 받게 되는데요, 지금 현재가. 그런데 그 이하로, 이거는 지금 기초생활도 안 될 정도입니다. 노인들의 가난한 빈곤 수준은 거의 절망적인 수준에 갈 가능성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연금 자체는 있어줘야 된다는 게 맞습니다. 일부 상당히 본인들이 해결할 수 있는 연금의 기본개념은 노인빈곤을 퇴치하는 얘기라는 거지,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수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또 있습니다. 그러나 나눠 갖는다는 의미에서는 그건 상당히 중요한 겁니다.

◇ 김현정> 끝으로 정부와 사회에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시죠.

◆ 박유성> 요새 논의되고 있는 초점이 국민연금 고갈시점 뒤로 미루고자 하는 것인데요. 이건 본말이 전도된 겁니다. 국민연금의 논의는 노인복지여야 됩니다. 돈의 액수가 지금 26만원이라는 그 액수는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액수가 그걸 가지고는 노인복지에 대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 같이 공적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 문제도 동시에 지금 적극적으로 고려를 하고 고민해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국민연금 참 쉽지 않은 논쟁거리를 오늘 던져주고 가시는 거예요. 거기에다가 공무원 사학연금까지 연금문제 다 풀어놓고. 우리가 지금 논의할 때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유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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