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한주간]0.3…게임셧다운, 규제셧다운!

"청소년의 밤은 낮보다 위험하다?" 신데렐라법 강화, 게임중독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CBS '좋은 아침 김윤주입니다]

■ 방송 : FM 98.1 (06:10~07:00)
■ 진행 : 김윤주 앵커
■ 출연 : 미디어 오늘 이정환 기자

강화되는 게임 규제. 실효성 역시 논란
김윤주(앵커)> <좋은 아침 김윤줍니다> 토요일 첫 순서는 <숫자로 본 한 주간>입니다. 미디어 오늘 이정환 기잡니다.

이정환(미디어 오늘 기자)> 안녕하세요?

◈ "0.3"…게임 셧다운제 시행 1년. 밤12시 이후 게임하는 청소년 비율 0.3% 줄어. 심지어 부모 허락을 받고 주민등록번호 이용했다는 청소년이 59.3%에 달하는데..

김> 이번 주의 숫자는 뭔가요?

이> 0.3입니다. 게임 셧다운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게임 셧다운제 시행 1년 동안 밤 12시 이후에 게임을 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0.5%에서 0.2%로, 0.3% 포인트 줄었다는 통계가 있었죠. 0.3% 포인트가 바로 게임 셧다운제의 효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 게임 셧다운제를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이> 게임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데, 신데렐라법이라고도 하죠. 2011년 5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신설된 조항, 2011년 11월20일부터 시행됐습니다. 1년 2개월이 지났죠. 16세 미만 청소년들은 자정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6시간 동안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제도입니다.

김> 밤새 게임하고 학교 와서 엎드려 자는 청소년이 많다는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0.3% 포인트가 줄어들었다면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좀 애매하긴 하네요.

이> 이게 게임 셧다운제 도입을 주도했던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애초에 자정 이후에 게임을 하는 청소년 비율이 0.5% 밖에 안 됐다는 이야기도 되고, 200명 가운데 한 명꼴인데요. 여성가족부는 0.5%에서 0.2%로 줄어서 60%가 줄어든 것 아니냐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했는데도 여전히 0.2%의 청소년들이 밤 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겠네요.

김> 게임 접속을 차단했는데 어떻게 게임을 하는 걸까요.


이> 성인 인증을 하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형이나 누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00명 가운데 54명(9.0%)이 자정 이후에 게임 접속을 해봤다고 답변했는데, 부모 허락을 받고 부모 아이디로 접속했다는 답변이 59.3%, 나머지 27.8%는 허락 없이 부모 아이디를 개설했다고 답변했습니다.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했다는 답변도 13.0%나 됐습니다.

◈ 작년 전자신문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학생들의 게임 이용빈도, 게임 이용 시간 모두 늘었다는 결과나와..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셧다운제 적용 시간 더 확대해야. 게임업계 매출의 1% 중독치유 부담금 부담 필요"

김> 밤 늦은 시간에 게임 접속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게임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거네요.

이> 네. 셧다운제를 도입한 뒤 중학생들이 많이 하는 게임이죠. 메이플스토리에 40~50대 이용자가 급증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청소년들이 늘어났다는 이야기겠죠. 지난해 11월 전자신문 설문조사에서는 중학생들 게임 이용 빈도는 월평균 19.48회에서 올해는 23.63회로 늘었고, 게임 이용 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이 38.5%나 됐습니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36.5%나 됐고요.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도 255분으로 1년 전보다 1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김> 그래서 그런가요. 셧다운 시간을 앞당기는 개편안이 논의 중이라고 하죠?

이>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지난 8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 자정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돼 있는 걸, 저녁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로 3시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인터넷 게임중독 치유센터를 설립하고 게임회사에게 연간 매출의 1% 이하 범위에서 중독치유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게임 업계가 거세게 발발하고 있습니다.

◈ 청소년의 수면권과 학습권을 보장이라는 형식논리에 실효성 제기. '밤늦게 하기 때문에' 게임을 규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이용시간' 자체가 파악돼야.

김> 차단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게임 접속이 줄어들까 의문이긴 한데요. 오히려 주민등록번호 도용을 부추기는 것 아닐까 걱정도 되고요.

김> 헌법소원을 냈던 이병찬 변호사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신 통행금지제와 같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법리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청소년의 행복추구권, 평등권, 게임으로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권리, 그런 것들이 침해됐다는 겁니다. 12시 넘어서 술 먹는다고 알콜 중독이라고 하지는 않는데요. 결국 언제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하느냐가 문제겠죠. 게임을 아예 못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밤 늦은 시간에 하니까 문제다'라는 그런 식으로는 게임 중독을 해결할 수 없다는 거죠. 청소년들 수면권과 학습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청소년들이 잠을 더 많이 자거나 공부를 더 많이 하는 건 아니니까요. 차라리 무조건 자정 이후는 안 된다는 방식이 아니라, 총 이용 시간을 규제할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절차적인 문제들이 많습니다.

김> 모바일 게임에까지 확대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같은 핸드폰 게임도 자정 넘으면 못하게 하겠다는 건가요.

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합니다. 여성가족부는 오는 5월20일부터 셧다운제를 모바일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모든 게임은 아니고 중독성 정도를 따져서 어떤 게임에 적용할 것인지 검토한다는 건데요. 문제는 청소년인지 아닌지를 보려면 어른들에게도 주민등록번호를 받고 성인 인증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성가족부의 조사가 맞다면 0.5%의 청소년을 계도하려고 나머지 99.5%의 어른들이 실명인증을 거쳐야 한다는 건데요. 실효성 논란과 과잉 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게 참 애매하기도 한 게 개인정보 보호법이 강화돼서 올해 2월부터는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따로 외부 인증기관을 거쳐야 해서 게임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시스템 구현은 게임업체들이 알아서 하라는 입장이구요.

◈ 모바일 게임까지 셧다운제 확대될지 논쟁이 가운데 해외 게임 사이트는 규제를 받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가세.

김> 이게 또 문제가 해외 게임 사이트에는 적용이 안 되잖아요? 역차별 논란도 나오겠어요.

이> 이를 테면 국내 게임 업체가 만든 애니팡은 셧다운제 대상인데, 거의 비슷한 게임인 미국의 비주얼드는 대상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외국 게임 사이트로 몰려가면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애플 아이폰 쓰는 분들은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는데 국내 앱스토어에 없는 게임을 미국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애초에 규제할 수 없는 걸 규제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외국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고 국내서 스튜디오 역할만 한다면 셧다운제를 비롯해 귀찮은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국내에서 돈을 벌어 외국에 세금을 내겠죠.)

김>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반대 법안을 내겠다고 나섰네요.

이> 사실 게임 셧다운제 기사를 한 번 쓰면 많이 읽히기도 하고 청소년들로 추정되는 독자들이 몰려와 셧다운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댓글을 무더기로 쏟아냅니다. 여성가족부를 비난하는 댓글도 많고요. 요즘 전병헌 의원이 인기 폭발인데요. 부모가 동의할 경우 청소년의 셧다운제 제한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모바일에는 셧다운제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게임업체들, 게임 중독 분단금을 노리고 규제하냐는 비판. 게임 자체를 중독과 범죄로만 보는 시각에 문제제기

김> 게임 업체들이 지스타 참가를 거부하겠다고 했죠?

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를 보이콧 하겠다는 게임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손인춘법을 철회하라는 거죠. 또 1%의 게임 중독 분담금에 대해서도 말이 많습니다. 최대 4000억원 정도가 될 거라고 하죠. 여성가족부가 애초에 청소년들 게임 과몰입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이런 기금을 노리고 말도 안 되는 규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고요. 게임을 중독이나 범죄로 보는 정부의 인식이 문제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김> 오늘 숫자로 본 한 주간은 숫자 0.3% 포인트. 게임 셧다운제 도입 이후 청소년들의 자정 이후 온라인 게임 접속 비율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무조건 차단하고 통제할 게 아니라 게임 밖에 스트레스를 풀 게 없는 아이들의 지나친 입시 경쟁에 문제는 없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숫자로 본 한 주간> 미디어 오늘 이정환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