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양아 "한국에 내 '뿌리'는 없었다"

"개정 입양특례법 오해 많아…'입양인, 미혼모 권리' 위해서라고 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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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쌍둥이 언니와 함께 미국인 양부모에게 입양된 섀넌 화이트(31) 씨. 섀넌 씨는 6년 전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 한국에 왔다.

하지만 친부모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가 무너지는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막상 입양기관을 방문해보니 출생기록도, 부모에 대한 기록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가 청도군청에서 버려진 뒤 대구 아동시설로 갔다고 했는데 대구의 시설 쪽 기록에는 쌍둥이 자매가 들어온 사실이 없다는 거에요. 제 기록에 이런 이상한 점들이 계속 발견돼 기록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죠."

섀넌 씨는 대한민국이 입양을 보내는 것에만 주력할 뿐 입양인들의 '자신의 뿌리를 알 권리'에는 소홀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굉장히 불쾌해요. 어떻게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처럼 친부모를 찾고 싶은 사람들의 상처는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거죠"

섀넌 씨 같은 입양인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개정, 시행되고 있는 입양특례법.

이전과는 달리 친모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해야만 입양을 보낼 수 있고, 양부모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아이를 입양할 수 있다. 친부모는 아이를 입양보내기 전 1주일의 입양 숙려기간을 거친다.

성인 입양인들이 추후에 친부모의 정확한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인 압박에 의해 제대로 생각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아이를 입양보내곤 하는 미혼모들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 출생신고를 하면 기록이 남을 것을 걱정한 미혼모들이 아기를 유기하고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입양인단체 '뿌리의 집' 김도현 목사는 오해라고 주장한다.

입양이 확정되면 친모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아이의 기록이 더이상 남지 않는데 이 사실을 모른 채 두려운 마음에 아이를 버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아이 유기가 증가한다는 사실과 입양특례법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할 인과관계도 부족하다.

김 목사는 "양부모의 친자식으로 기록해 버리는 등 탈법적인 그동안의 입양 관행 때문에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수 있는 권리가 방치돼 왔다"면서 "입양 편의만을 고려한 법 대신 미혼모와 입양인들의 권리를 함께 보호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물론 파양을 당하게 되면 기록이 다시 남는 문제 등 법에 허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족관계등록법의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아가면 된다"며 "어럽게 고친 입양특례법을 또다시 재개정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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