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희영 유해정보심의팀장
여러분 요즘 인터넷 열면 뭐부터 보이세요? 인터넷 창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온갖 외설적인 광고들, 사진들. 속칭 야동이라고 불리는 야한 동영상까지, 이 음란물 바다에 빠져버린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불법음란물 확산을 막기 위해 한쪽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떳떳하게 야동보는 사람들’, 저희가 이렇게 붙여봤어요. 한 분 연결을 해 보죠. 방송통신심의위 유해정보팀의 정희영 팀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 정희영> 네, 많이 봐야 됩니다.
◇ 김현정> 보통 하루에 몇 편이나 보세요?
◆ 정희영> 저희가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팀에서 한 3만 2000건을 심의했으니까, 직원이 평균 한 1년에 3000천 건 정도를 본다고 보면 됩니다.
◇ 김현정> 한 사람이 3000건?
◆ 정희영> 네.
◇ 김현정> 그러면 하루에 몇 시간씩이나 보셔야 되는 거예요?
◆ 정희영> 보통 하루 일과가 대부분 그런 음란물이나 불법 유해정보를 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담당 직원이 몇 분이나 계세요?
◆ 정희영> 현재 저희는 한 15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 김현정> 여성직원도 계시고요?
◆ 정희영> 네. 여성직원 한 명 있고요.
◇ 김현정> 그러면 공개된 장소에서 다 같이 사무실에서 보시는 거예요?
◆ 정희영> 각자 모니터를 켜고 각자 맡은 매체에 대해서 모니터링하고 증거 채집하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그거와 관련해서 직원들이 모여서 기준이나 이런 거를 같이 공유하기도 하고요.
◇ 김현정> 이게 좀 애매하다 할 때는 같이 모여서 회의하고?
◆ 정희영> 네.
◇ 김현정> 가끔 민망하진 않으신가요?(웃음)
◆ 정희영> 일단 프로의식을 가지고 하는 거죠. 저희가 그런 감정적인 측면에서 한다면 안 되죠.
◇ 김현정> 지금 인터넷에 돌고 있는 유해정보매체, 그 수가 얼마나 된다고 파악하고 계세요?
◆ 정희영> 현재 유통적인 음란물 등 유해사이트 수가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그리고 신매체 등장으로 인해서 유통경로가 다양해지고 유통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인터넷 특성상 정보가 항상 생성되거나 변형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전수조사는 어려운데 가늠해 본다면 우리 위원회에서 지난 한 해 2011년과 2012년을 수치를 비교해 볼 때 한 60%가 증가했습니다. 크게 증가했는데요. 그런 추세로 본다면 유통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유해정보라고 하면 좀 막연해서요. 심의기준은 어떤 건가요?
◆ 정희영>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음란정보 또는 잔혹,혐오정보에 대해서 법률과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보는데요. 구체적으로 보면 성기노출이 있거나 아니면 성행위의 구체적인 묘사라든지 아니면 자극적인 성적 표현들이 있다거나, 또 성매매를 유도하는 광고 또 잔혹,혐오 등 심각한 정보 등이 그 대상입니다.
◇ 김현정> 팀장님은 이 팀에 얼마동안 계셨어요?
◆ 정희영> 저는 한 1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 가셨을 때 적응이 되시던가요? 아무리 프로의식을 가지고 한다지만.
◆ 정희영> 아무래도 좀 특이한 부분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저희 위원회에서는 기본적인 사명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저희 위원회의 역할이고 사명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는 감당을 해야 돼요.
◇ 김현정> '그냥 내 몫이구나.' 생각하고 적응을 하셨군요. 그래도 일하면서 웃지 못할 상황도 가끔 발생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냥 유통해 달라, 이거 자유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항의전화가 온다는 말씀. 간혹 택배라든지 배달오면 이분들이 깜짝 놀랄 수도 있겠어요?
◆ 정희영> (웃음) 그건 뭐 저희가...
◇ 김현정> (웃음) 주변에서 좀 짓궂은 질문들은 안 하세요? '좋은 직업이다, 부럽다.' 속모르고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
◆ 정희영> 그런 얘기하시는 분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고충에 대한 부분도 같이 고민하시는 분도 있고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고충 말씀하셨는데 직업병 같은 것도 있습니까?
◆ 정희영> 실질적으로 인터넷상의 음란 선정성 정보라든지, 또 저희가 폭력이나 잔혹성 정보를 보게 됩니다.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그런 유해정보에 노출되게 되고, 또 한편으로는 처음에는 그런 거부감이 있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무감각해지는 것도 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힘들어질 때가 종종 있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아무리 프로의식 가지고 정신집중해서 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직업병이 생길 수밖에 없겠어요. 그런 정신적인 스트레스 받을 때 푸는 노하우 있으세요?
◆ 정희영>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직원들 각자가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운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희 위원회 차원에서는 이런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해서 공연 관람이 필요하면 문화비 지급, 이런 프로그램을 종종하고 있고. 인사 시에도 교체 등을 하든지, 정책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정예인원들이 직업병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고 있는데. 그런데도 여전히 인터넷만 열면 외설사이트, 팝업창, 광고 버젓이 나와요. 이건 일일이 사후에 잡아내는 거 말고 좀 구조적으로 막을 대안은 없나요?
◆ 정희영> 저희 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해서 최대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데 어쨌든 한정된 직원으로 인터넷상에 넘쳐나는 유해정보를 모두 차단하는 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규제기관의 단속과 제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이런 불법정보에 대해서 사업자 스스로가 거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갖고 자율규제를 하는 것이 우선돼야 되고요.
또한 음란물 유통, 게재가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이용자들 같은 경우에도 법 준수 인식이라든지 아니면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요.
또 어릴 때 학교 차원에서도 어릴 때부터 미디어 이용교육을 좀 활성화하고 또 각 가정에서도 음란물 차단프로그램 설치 등을 통해서 단기적인 해법보다는 사회, 문화, 교육 차원의 구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만약 아이가 보는 사이트에 이상한 광고가 있다, 음란물이 있다, 이러면 어디 신고할 수도 있나요?
◆ 정희영> 네. 만약에 음란물 불법정보를 발견하시면 저희 위원회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몇 번으로 그러면 하면 됩니까?
◆ 정희영> 국번 없이 1377번입니다.
◇ 김현정> 1377로 전화를 해서 여러분들 제보주시도 것도 대환영입니다. 정신적으로 궂은 일 꿋꿋하게 감당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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