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 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태훈 軍인권센터 소장 (찬성),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반대)
오늘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에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되는데요. 그 첫 테이프를 국방부가 끊습니다. 국방부의 가장 큰 현안은 바로 ‘군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는 문제입니다. 한 3개월 줄이는 거죠. 이게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이었는데, 국방부는 계속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찬반 양측의견을 들어봅니다. 먼저 찬성하는 쪽은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고요. 반대하는 쪽은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입니다.
◆ 임태훈> 더 줄여도 상관없다고 보는데요. 문제는 분단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현재 국방부한테 있겠죠. 국방부의 생각은 당연한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 GP가 뚫리고 국방부로서는 창군 이래 치욕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휴전선을 손에 손잡고 지킬 수는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물론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어떤 여건들을 마련하는 것은 중요한데요.
이게 참여정부 때도 감군이나 복무기간 단축이 논의가 됐고, 국방개혁에서 그것을 모두 담았는데요. 새 정부 들어서 이제 또 그것이 좌초됐죠. 그렇기 때문에 큰 로드맵을 그리면서 복무기간 단축으로 가는 것이 맞죠. 왜냐하면 값싼 인력을 그동안 농노 부리듯이 손쉽게 썼기 때문에 바꿔야 됩니다, 이제.
◇ 김현정> 더 줄여도 된다는 말씀인데, 얼마나 더 줄여도 된다고 생각하세요?
◆ 임태훈> 대만의 경우는 1년까지 줄이고 있으니까요.
◇ 김현정> 12개월?
◆ 임태훈> 네. 병과별로 숙련에 대한 문제들이 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또 ‘모두 부사관들로 채우면 된다’는 주장들이, 이미 국방연구원에서 다 분석된 자료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세부 내용은 조금 이따가 더 들어가 보죠.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님. “줄여서는 안 된다” 반대하시는 핵심 이유가 뭘까요?
◆ 신인균> 일단 ‘우리의 안보현실이 그렇게 줄일 만큼 넉넉한 상황은 아니다’ 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공감을 하실 겁니다. 그리고 참여정부에서 처음에는 군복무기간을 22개월까지 줄이겠다고 했다가 나중에 18개월까지 이야기를 했는데요. 2020년까지 연평균 국방비를 9% 증가를 시키고요. 그리고 그 9% 증가를 시키는 것 중에서도 전력투자비, 지금은 방위력 개선비라고 하는데요. 신무기를 도입하는 예산이거든요. 그것을 연평균 30에서 33%는 쓰겠다 라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에서 병력을 줄일 수가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 복지다, 뭐다 해서 지금 예를 들어서요, 연평균 내년도 예산을 국방부가 4.2% 증가하는 데 그쳤고요. 그리고 거기에서도 방위력 개선비는 29.5%에 그쳤어요. 그래서 신무기 도입이나 전력강화에 굉장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에 ‘참여정부가 과거에 계획했던 병역복무기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하는 논리가 성립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이 정도 예산 상태에서는 신무기 도입이 불가능하고, 부사관 수, 직업군인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은 이대로 가야한다, 줄일 수 없다는 말씀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임태훈> 예산을 지금 늘리자고 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상 맞지 않고요. 그리고 복지예산 쓰기도 바쁜데요. 물론 최근에 국방부가 거의 멘붕 상태에 빠진 것이 예산이 삭감 됐거든요. 보수정권에서 예산이 삭감돼서 국방부가 더 멘탈붕괴에 이르렀는데요. 문제는 지금 무기도입을 해서 국방력을 늘리자, 이거는 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기초적으로 지금 장병의 복지와 사기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에 대한 재점검이 사실상 무기도입보다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전쟁사나 병법에서 보듯이 병사들의 사기는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의료권 실태라든지 구타, 가혹행위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혀 개선되지 않고요. 부사관들 처우도 굉장히 열악합니다. 그리고 지금 인력충원하는 부사관학교의 연수과정들, 교육과정들 보면 사관학교보다 형편이 없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한 재점검이 있지 않고, 무기만 도입한다고 해서는 국방력이 튼실해지지는 않습니다.
무기만 도입하자고 얘기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방위산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이해관계가 높거든요, 실제. 그래서 ‘병사들의 복지를 늘리는 것이 국방력을 튼실하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이제 값싼 인력으로 지금 계속적으로 오랜 세월을 손 안 대고 코풀기를 했는데요. 병사들 지금 월급을 얼마 받고 있습니까? 20% 올렸다고 하지만 병장의 경우 12만원. 이거 지금 문제가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모두 집에서 돈을 타 쓰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사기저하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대로 개월 수만 계속 길게 유지하는 건 방법이 아니다, 이 말씀이군요?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신인균 대표님은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인균> 우리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님께서 군인권전문가이다 보니까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물론 맞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 정부와 차기 정부가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 예를 들어서 월급을 두 배로 올린다, 전역을 할 때 어떤 일정 금액의 종잣돈을 준다, 이런 이야기들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리고 구타, 가혹행위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데이터인지 모르겠고요. 저희들이 군대 다닐 때하고 지금하고는 엄청나게 다르죠.
그리고 신무기를 도입해서 군사력을 증강시킨다 하는 것, 그것은 만고의 진리입니다. 지금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 여러분께서 임태훈 소장님의 말씀에 얼마나 공감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무기 없이 사기만 가지고 전쟁을 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습니다. 이게 축구게임도 아니고요. 하다못해 축구 같은 경우도 축구화 생긴 모양에 따라서 많이 슈팅의 모양도 달라지는데. 하물며 이 현대전에서의 무기체계 성능은 정말 전쟁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무기도입에 게을러서는 안 된다.
저는 지금 우리 병사들의 월급을 두 배로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습니다만, 두 배로 올리게 되면 연 평균 5000원 정도가 더 들어가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1년에 전차, 탱크죠. 탱크 100대, 또는 해군으로 보면 구축함 1대, 공군으로 보면 전투기 1개 편대, 이렇게 도입할 수 있는 예산을 도입하지 않고, 병사들의 월급에 투자 하게 돼요. 이런 식으로 10년, 20년이 흘러가면 우리 전군의 탱크는 다 사라지고요. 구축함은 이제 노후 돼서 교체할 구축함이 없어지고요. 전투기도 노후 돼서 교체할 전투기가 부족해지고요. 이런 게 누적이 되는 것이죠. ‘국방비의 증액은 필수불가결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두 분의 얘기를 다시 요약 해 보면,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께서는 “지금 무기 사는 데 쓸 돈도 부족하다. 그럴 예산도 부족한데, 사람 줄이고 거기에 직업군인 월급 주면서 그쪽으로 예산 쓸 여력 없다.” 이 말씀이시고요. 반면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께서는 “무기도입 이런 문제가 아닌 지금은 사기저하 문제다. 그러니까 무너진 체계부터 바로 세우는 게 먼저 돼야 된다.” 두 분 맞죠?
◆ 신인균,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신인균 대표님의 말씀에 대해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 임태훈> 우선 구타, 가혹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뭐냐고 물어보셔서 저희가 연말에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아직 발표를 안 했는데요. 연례보고서에 다 담을 거지만 미리 말씀드리면, 과거 2005년 인권위 실태조사에서 6%가 구타, 가혹행위 당하고 있다고 조사가 됐는데요. (이번에) 8.5%가 나왔습니다. 사실은 2.5% 증가했죠. 구타, 가혹행위를 줄이겠다고 얘기를 했고, 그것을 노력하겠다고 분명히 얘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2.5% 상승한 겁니다. 이거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겁니다. 그 외에도 굉장히 많이 후퇴한 자료들이 있는데, 그건 저희가 연례보고서 발표 때 말씀 드릴 텐데요.
지금 무기도입 얘기를 하셨는데. 문제는 대량살상무기를 결국은 많이 도입하자는 얘기인데요. 한국이 중국과 일본, 이런 식으로 동북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군비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하면 GNP 대비 견적이 안 나옵니다. 거의 황새 따라가다가 뱁새 가랑이 찢어지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노무현 정부 때 그렇게 군비경쟁에 뛰어 들어가서 얼마나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식의 논의는 저는 끝도 없고, 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기도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게 되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이 부분이 예산하고 걸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말씀을 이어가실 수밖에 없는데, 마지막으로 신인균 대표님이 짧게 말씀해 주시고요. 다음 주제로 넘어가 보죠.
◆ 신인균> 지금 군인권전문가하고 군사력에 대해서 제가 토론을 하는 게 좀 적절한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군사력에 대한 지식이나 기본 바탕이 전혀 없는 인권운동가하고 제가 이 군사력에 대해서 토의하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요. 지금 주변국과의 군비경쟁, 이런 것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시는데. 주변국과 군비경쟁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손 놓고 있어서도 안 되죠.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국가로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 줘야 되는 안보정책에 있어서는 결코 손 놓고 있어서 안 된다, 최소한 노력은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임태훈> 국방연구원의 자료를 살펴보면 보병 16개월, 포병 17개월, 기갑 21개월, 통신 18개월, 정비가 21개월 이렇게 나옵니다. 현재에 따라서는 복무기간 단축을 할 경우,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분석 자료에서 객관적으로 나오는 건 몇 개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부사관들의 숫자를 충원해서 다룰 수 있고요.
그리고 현재 40만의 병사들을 중심으로 되어 있는 편제를 이제는 조금씩 변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죠. 저는 여기에 단서조건이 있습니다. 만약에 복무기간 단축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조건부찬성을 할 수 있습니다. 뭐냐 하면, 월급정상화 하라는 겁니다. 30만원에서 40만원 또는 40만원, 50만원 보장해 줘야지만, 복무기간단축을 하지 않는 선에서 저희가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님은 전투력 약화 부분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인균> 부사관으로 군대를 재편하는 거, 정말 아주 바람직한 것입니다.
◇ 김현정> 직업군인으로요?
◆ 신인균> 네. 현실적으로 봤을 때. 하지만 부사관으로 올 만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군대에 대해서 우리 대한민국 남자들은 다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사관으로 한 최소 4년을 복무 하게 되는데, 그 4년 후에 내가 직업군인으로 가겠다고 해서 다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현재 부사관 신청인원이 2011년도 기준으로 연평균 1.8 대 1.
그런데 예를 들어 똑같이 군대생활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기왕이면 내가 부사관으로 가서 한 몇 년간 돈을 벌고 전역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제는 획기적으로 군복무기간이 줄어든단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한 4년 복무한 부사관으로 가야지. 그리고 4년 후에 제대해서 내 갈 길을 다시 사회에서 찾아야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회적 현실이 사실은 상당히 부족하다. 부사관 모집이 원활하지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두 분의 의견이 워낙 다르고, 해결책도 다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짧은 시간 동안 결론을 낼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찬반 양쪽 의견이 어떤 건지는 우리가 엿볼 수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정리 발언할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먼저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님?
◆ 임태훈> 저는 문제가 되는 게 이런 겁니다. 왜 정치인들이 철만 되면 이렇게 그 문제를 평소에는 관심 없다가 공약으로 내는지 의심스러운데요. 이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비난 받아 마땅한 겁니다. 평소에 군대 내 인권문제나 이런 병역문제는 전혀 관심 없다가 선거철만 되면 뭘 가지고 나옵니다. 저는 이런 식의 접근은 정말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고요.
그리고 신인균 대표님이랑 저랑은 이렇게 반대입장이지만 머리를 맞대면 분명 해결책들이 나올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인정할 건 좀 인정하고 가고요. 복무기간단축에 대한 부분은 사실상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이미 저는 오랫동안 형성되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내가 가서 당했으니까 너도 더 긴 세월 당해보라’는 이런 피해의식, 저는 여기서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마지막으로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께도 마지막 발언 기회 드리죠.
◆ 신인균> 임태훈 소장님의 발언에 대해서 대부분 공감합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하셨던 내가 가서 고생했으니까 너도 고생해라, 이런 거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의식과 문화의식을 굉장히 폄하하시는 것 같은데. 그게 아니고 ‘내가 가서 해 보니, 이것을 줄여서는 위험하겠더라’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아까 대만이나 독일, 여러 나라를 말씀하셨는데요. 독일 같은 경우는 주변에 지금 양사방에 적이 다 없어졌고, 같은 나라로 통합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줄이는 것이 맞죠. 대만은 80년대, 90년대까지만 해도 대륙정벌, 즉 중국 본토를 통일 하겠다는 정책이었지만 지금은 그 군사정책을 포기했기 때문에 당연히 줄이는 것이 맞죠. 우리는 아직 첨예한 군사대결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직은 안 된다, 말씀을 드릴 수가 있죠.
◇ 김현정> 양측의 입장 잘 들었습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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