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원경선 원장은 8일 오전 1시 49분 99세의 일기를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은 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소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그가 농부의 길로 들어선 것은 교통사고가 커다란 계기가 됐다.
35세 때인 1949년 트럭사고를 겪은 후 '남은 인생을 다른 생명을 살리는 데 전력하자'고 결심했다.
그는 이로부터 6년 뒤 경기도 부천시의 3만3000㎡(약 1만 평) 땅에 풀무원 농장을 세웠다.
자기 손으로 일해서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농장에 받아들여 불우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로 키워나갔다.
1976년에는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농민단체 '정농회'를 설립했다.
고인은 생전에 "유기농은 농약과 화학비료로 인한 간접살인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늘 주창했다.
자신도 현미와 채식 위주의 유기농 식단으로 건강을 유지했다.
고인의 장남인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은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1981년 풀무원을 창업해 연매출 1조5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으로 키우기도 했다.
원 의원은 자신의 책 '아버지, 참 좋았다'에서 "우리 사회가 생명의 먹거리에 관심을 쏟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버지의 업적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원 의원이 '정치를 하겠다'고 고인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포부를 밝히자 "하나님 기준으로 바르게 할 수 있겠느냐?"며 물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영결식은 10일 오전 9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리며 장지는 인천시 강화군 파라다이스 추모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