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개혁 칼 꺼내든 朴…이번엔 성공할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각 부처에 ‘산하 공공기관의 합리화 계획’을 업무보고 하게 하면서 공기업 개혁 바람이 다시 불 조짐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8일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업무보고의 일정과 형식에 관한 브리핑을 하면서 “공공기관 합리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수위의 이같은 메시지는 이른바, ‘철밥통’으로 불리며 방만 경영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공기업 등 공공기관에 제 살을 도려낼 각오부터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인수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스스로 잘못을 제기하는 건 자기 무덤에 빠지는 건데 그런 부처는 용감한 부처이지 않겠냐”며 “기대해 보겠다”고 말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인수위가 공공기관 합리화 계획보고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부처의 자체 공기업 개혁의지도 가늠해 보고 개혁의 강도와 범위 등 세부사항을 결정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도 진행하려는 차원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에는 인수위 시절 ‘공기업 선진화’라는 타이틀로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건 바 있다.

하지만 민영화와 통폐합, 구조조정 등으로 휘몰아쳤던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개혁은 사실상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다. 집권초 촛불집회에 밀려 주요 개혁어젠다들을 추진할 동력을 상실한 것이 개혁좌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미 공약집을 통해서도 “공공기관의 기관장 선임, 민영화 등 선진화 정책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이해당사자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위는 ‘선진화’가 아닌 ‘합리화’를 키워드로 내걸었고, 무조건 ‘수술 메스’를 들이대기 보다는 ‘책임경영’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제도를 3년 단위의 경영성과협약제로 전환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과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공기업의 부채에 대해 사업별 구분회계를 통해 부채 증가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대형 사업에 대한 사전 심사와 사후 평가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개혁 방향을 설명했다.

국정기획조정분과 소속인 강석훈 인수위원은 '선진화'와 '합리화'라는 용어의 차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로운 시대에 맞춰서 더 확대가 필요한 부분은 확대하고 축소가 필요한 부분은 축소한다는 상식적 의미의 단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이른바 낙하산을 타고 공공기관에 들어간 정부 관료나 정치인에 대한 정리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기업의 낙하산 임원들은 보은이나 오랜 공직생활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보내진 경우가 다수여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고 이는 공기업 부실과 방만경영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는 기회있을 때마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박근혜 당선인의 철학과도 맞지 않아 새정부 아래에서 낙하산 솎아내기가 어느정도 선에서 추진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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