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애프터가 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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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입 상담을 위해 찾아온 30세 약사 여성회원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 기억에 남는다.

객관적으로 외모도 배경도 나쁘지 않은 조건의 여성이었는데, 매번 좋은 분위기의 소개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애프터 신청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분위기가 좋았다거나 상대방이 호감을 보였다는 것은 본인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으나 남자로써 대략적인 상황은 이해가 되겠더라. 보통 남성들은 소개팅 상대가 마음에 들건 들지 않던 훈훈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일종의 매너라고 생각한다.

가끔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대화의 대꾸도 잘 안하고, 밥만 먹고 바쁘다고 가버리는 등의 만행(?)을 저지른 남성들의 사례가 들려오긴 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다.

한국사회에서 남자의 역할과 매너에 대해 충실히 학습해온 대부분의 남성들은 만남의 자리에서 일말의 책임감과 주선자와의 관계 등을 생각해 웬만하면 분위기를 망치려 들지 않는다.

다시 그 여성을 만날 생각이 없더라도 일단 그 자리만큼은 원만하게 끝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일부 여성들은 다시 반문한다.

단지 예의를 넘어서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듯한 말과 행동을 잔뜩 해놓고 연락이 없는 건 무슨 경우냐고.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남성의 본능 문제다.

남성들이 정복욕이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이 정복욕이 정말 가지고 싶은 여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비록 자신이 좋아하지 않더라도 최대한 많은 여자가 자신을 좋아해줬으면 하는 기본적인 바람이 있다.

일단, 소개팅에 나가 만난 상대방이 자신의 이상형이 아니더라도 그 여성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것 그 자체에 만족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이쯤 되면 도대체 그 남성이 자신에게 실제로 호감이 있는 건지, 단지 예의와 정복욕으로 인한 호의인 것인지 어떻게 구분해야 하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정답은 간단하다.

소개팅에서의 이야기 패턴을 생각해보면 된다.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면 답은 뻔하다.

그렇지만 당신의 사소한 부분들까지 궁금해하고, 질문이 많아지며, 당신의 대답 속에서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아내 자꾸 어필하려 한다면 그건 진짜 관심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또 하나, 미래시제의 말을 흘렸다면 기대해봐도 좋다.

당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다음에 함께하면 좋겠다든가, 좋은 곳이 있는 데 다음에 시간이 되면 가보지 않겠냐는 제의들이다.

그리고 사실 소개팅 3일 후 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그건 그 남자가 바쁜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니 빨리 포기하는 것이 좋다.

'분위기가 좋았는데 왜 연락이 없지? 정말 바쁜 건 아닐까?'라는 고민은 이제 그만 접어두시길. 하지만, 그 남자가 정말 당신의 이상형이라면? 남자가 먼저 애프터 신청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놓치기 아까운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면 애프터 신청이 없다고 고민만 하지 말고, 당당히 먼저 그 남자에게 애프터 신청을 해보자. 약간의 상처받을 위험을 감수하면, 훗날 내 옆에서 자고 있을 남편이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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