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대구ㆍ경북) 출신의 이 후보자는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관으로 임용돼 서울가정법원장, 수원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한 뒤 2006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6년 간 헌법재판관을 지냈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 임명 동의를 거쳐 최종 임명되면 최초의 헌법재판관 출신 헌재 소장이 된다.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초대 조규광 헌법재판소장을 제외하고 2대 김용준, 3대 윤영철, 4대 이강국 소장은 모두 대법관 출신이었다.
지난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윤영철 소장의 후임으로 전효숙 헌법재판관을 지명했으나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대 속에 중도 낙마하면서 결국 이강국 현 소장이 임명된 바 있다.
청와대는 조만간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헌법재판관 겸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청문회를 준비하게 되며 이틀 간의 청문회 이후 경과보고서 채택과 본회의 임명동의안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임명이 결정된다.
지난해 9월 전체 헌법재판관 9명의 절반에 가까운 4명이 교체된 데 이어 새 소장 후보자가 나오면서 헌재는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강한 보수 성향이나 다른 재판관들의 면면을 고려할 때 헌재의 보수 색채는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추천 몫으로 재판관에 지명된 이 후보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매체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조항 사건, ‘미네르바 사건’으로 불리는 전기통신기본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등 헌재가 위헌 결정한 사건에서 합헌 입장의 반대의견을 냈다.
9명의 헌법재판관 전체를 봐도 이정미(고려대 법대)ㆍ김창종(경북대 법대)ㆍ안창호(서울대 사회대) 재판관을 제외하면 3분의 2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여기에 민변 회장을 지낸 송두환 재판관, 유일한 여성인 이정미 재판관을 제외하면 이 후보자 등 6명은 고위 법관 출신이며, 박한철ㆍ안창호 재판관은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평가받는 검찰 고위직 출신이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헌법재판에 장애인과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려운 인적 구성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헌재에 보수적인 인사가 채워지면서 기본권 수호의 보루라는 헌재의 본래 기능은 실현이 더욱 어렵게 됐다”며 “자칫 보수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정만 내리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