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15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두 번째 '광화문 대첩'에서 "제가 이긴다. 대세가 이미 기울지 않았나. 대선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말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어 "이번 선거는 제2의 용산, 제2의 쌍용, 제2의 언론인 수난시대가 계속 이어지는 정부냐, 아니면 우리가 모두 치료하고 다신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게 하는 정부냐 (대결이라고) 압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소개하며 "과거 군부독재, 권위주의,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국민 속에 있는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에는 안철수 전 후보가 깜짝 등장해 유세 현장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정치권의 혼탁한 선거를 비판한 바 있으나, 합동 유세에 나섬에 따라 문 후보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새누리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동시에 문 후보에 대한 지원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측은 이날 유세현장 도착 1시간 전에 문 후보측에 전화를 걸어 광화문 유세 참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세차량에 오른 안 전 후보는 "제가 왜 여기 왔는지 아느냐, 제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 지 아느냐"고 물은 뒤 문 후보의 이름이 나오자 "지금 대답대로 투표하실 겁니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두르고 온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준 뒤 진하게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님도 네거티브 흑색선전을 많이 당했다. 그래도 저와 안 후보는 이번 선거가 끝날 때까지 새누리당이 아무리 불법적인 흑색선전, 네거티브를 하더라도, 어떤 음해를 해오더라도 끝까지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선거를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들의 슬픔, 우리들의 희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유세에서는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용산참사 유족 정영신씨 등이 참석해 이명박 정부 시절 겪은 고충을 토로하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또 문 후보를 보려고 모여든 지지자와 일반 시민 등 6만여명(주최측 추산)이 운집하면서 유세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앞서 정세균 선대위 상임고문도 연단에 올라 "하루에 세 표씩 모아달라. 아무리 표를 모았어도 표를 도둑맞으면 선거에서 지는 만큼 표를 지켜달라. 투표율을 높여 달라"며 세 가지 행동 지침을 제안했다.
이어 "지금 (지지율이) 2% 부족하다. 70%가 넘어야 문재인 후보의 승리가 확실하다"며 "이제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라고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유세전 직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광화문 유세는 제2의 새정치 공동선언이다. 마침내 대역전의 드라마가 시작됐다"며 "국민연대의 국민후보 문재인이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선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문 후보는 오는 16일 3차 TV토론 준비에 매진한 뒤 17일부터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누비며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선다.
대선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과 부산·경남(PK)에서 총력 유세전을 펼 예정이다.
안 전 후보는 16일 서울 목동과 인천, 경기 일산 등을 돌며 문 지원 유세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