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의 전격적인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과 미국의 군과 정보 당국의 정보 능력과 판단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이석현 의원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이틀 전인 10일 오후(6시)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통합태스크포스(TF) 책임자 계급을 소장에서 준장으로 내리고 근무자 수를 축소한 것에 대해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북한이 (10일 오후) 공식적으로 미사일 발사 시한을 29일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며 “소장급은 사실상 작전본부에 한 명밖에 없고 준장급은 여러 명 있기 때문에 이것을 좀 더 장기태세로 전환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특히 “오늘(12일) 발사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보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물론 김 장관은 “핵심요원들은 그대로 유지를 했고 필요한 탐지전력들도 전체 다 배치해서 대처를 해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은 “어제(11일) 오후에 미사일 발사체가 발사대에 장착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오후에 있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군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한미간에 완벽한 정보 공조 하에 대처했다”며 “발사대를 둘러싸고 있던 캔버스 속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장착돼 있는 것을 어제(11일 오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 한미 양국, 북한에 눈 뜨고 당해
그런데도 북한의 ‘연장’ 발표만 믿고 곧바로 발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판단은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방심했거나 오판했다는 뜻이다.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를 앞두고 준비 과정 전체를 공개하는 등 전례 없이 ‘투명하고 신속한’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이 '기술적 결함'을 이유로 연장 발표를 한 지 이틀 만에 발사를 전격 감행한 것에 대해, 한미 양국의 정보 판단을 흐리게 하기 위한 ‘기만전술’이 아니었나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이라면 한미 양국 군과 정보 당국이 북한에 눈 뜨고 당한 셈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