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큰 직원의 '100억원대 횡령 … 당혹스런 삼성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돌발 악재 작용' 우려도

삼성전자가 사상 초유의 100억원대 횡령사건에 직면하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출범한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 이번 횡령사건이 돌발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 측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자부하는 삼성전자에서 일어난 거액의 횡령 사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횡령 사건을 내부 통제 위기에 대한 '심각한 경고등'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이 출근길에 소식을 듣고 당황해 하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알리는 중요한 조직개편 선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이번 횡령 비리가 자칫 이재용 체제 출범에 돌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 복귀 이후 부정부패 척결을 계속 강조해 온 점을 지적하며, 향후 있을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테크윈 내부비리를 보고 받은 이 회장은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 삼성의 자랑이던 깨끗한 조직문화가 훼손됐다. 전 그룹 구성원들에게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 난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계열사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향후 삼성전자의 이번 횡령 비리의 여파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횡령 규모 등에 비춰볼 때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일부 임원들은 이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횡령 사건이 터진 것은 시간이 좀 된 얘기고 이건희 회장에게도 보고가 됐을 것으로 안다"며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에 이 건과 관련해서 반영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 열린 삼성사장단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의 100억원 횡령과 관련해선 어떠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이인용 사장은 "100억원 횡령과 관련해선 사장단 회의에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경리부서 대리급 직원 박 모(30) 씨는 회삿돈 100억원가량을 몰래 빼돌려 도박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수사를 받고 있다.

박 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입출금 업무를 담당하면서 은행 전표 등 회사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이같은 짓을 저질렀고, 인터넷 도박과 마카오 등지의 해외 원정 도박에 빠져 빼돌린 자금 대부분을 써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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