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누명 납북어부사건 피해자들에 국가 17억여원 배상하라"

"국가기관으로부터 반인권적 고문과 가혹행위 당했다"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납치됐다 돌아온 뒤 간첩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던 납북어부사건의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17억여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이승련 부장판사)는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박춘환(66) 씨와 가족, 그리고 박씨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복역했던 친구 유명록(66)·임봉택(65)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이들에게 17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 등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호해야 할 국가기관으로부터 반인권적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불법행위의 반인권적·조직적 특수성과 이들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국가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1986년 당시 22살이던 박씨는 서해에서 조업을 하다 납북된 뒤 5개월 만에 귀환했으나 경찰의 고문에 못 이겨 간첩이라고 거짓자백을 했다가 법원에서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했다.

또 박씨의 친구인 유씨와 임씨는 박씨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불법구금과 고문, 가혹행위를 당한 뒤 거짓자백을 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37년만인 지난 2009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진상규명 결정을 받았고, 지난해 6월 대법원의 재심을 통해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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