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고리원전'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거듭된 정부의 약속은 또 다른 사건사고 되어 돌아와 '지역주민 불안 가중', 유력 후보들 입장 차 갈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산CBS는 지역의 시민들이 바라는 공약들을 듣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 분석해보는 연속보도를 마련했다.

그 마지막 순서로 잇따른 사건사고로 국민적인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고리원전 최인접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를 통해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각 대선후보들의 정책을 살펴봤다.

"30년 동안 바라보고 살았지만, 요즘은 저쪽으로 고개 돌리기가 싫어요"

"발전소 때문에 마을이 1년 동안 전쟁터나 다름없었어요. 외지사람들이 몰려와서 '불안하다,불안하다'하는데 코 앞에 두고 사는 우리는 어떻겠어요?"

창문을 열면 고리원자력 발전소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기장군 장안읍 길천 마을의 지난 1년은 혼돈 그 자체였다.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중고부품 납품비리와 정전사고 은폐,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납품까지.


꺼지기도 전에 불거지는 각종 사고에 마을 곳곳에는 거친 문구의 원전폐쇄 현수막이 하나둘씩 내걸렸고 일손을 놓고 달려간 항의 집회는 주민들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주민 이 모(69.여) 씨는 "나야 평생을 여기서 발전소 바라보면서 살았으니 괜찮은데, 아들이나 손주 생각하면 불안하죠. 외지 사람들이 와서 항의하고 집회하니 덩달아 우리도 불안해지고, 이제는 발전소 쪽을 쳐다보기가 싫어요"라고 말했다.

해당부처 장관과 한수원 사장의 안전에 대한 거듭된 약속도 이제는 주민들에게 양치기 소년의 외침에 지나지 않는다.

주민 박 모(50)씨는 "낫 놓고 기역자를 믿으라고 해도 안 믿습니다. 높은 사람들이야 약속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요. 그 사람들도 알지 못하는 일이 또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으니 문제지요. 한 두 번도 아니고 매번 거짓말이 되어 돌아오니 신뢰라는 것이 남아 있을 리 없는거 아닙니까?"고 성토했다.

유력 대선후보, 원전 에너지 입장 갈려

오는 18대 대선을 앞두고 길천마을 주민들은 물론 부산시민들이 고리 1호기의 처리 방안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입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원전에 대한 입장은 극명하게 나뉘는 모습이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가 유력 대선후보들에게 직접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은 결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고리 1호기를 즉각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현재 국내 전력난 등을 고려해 에너지 상황과 안전성 확보 방안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다소 유보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반핵단체들은 지역의 주요 현안인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후보들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는 한편 탈핵을 공약으로 채택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부산지역 시민들이 원전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위해서는 대선 후보들이 원전 에너지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명확한 공약을 채택해야 한다"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탈핵을 공약으로 채택한 후보를 지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수원 측은 사고이후 원전 안전에 대한 각종 보완책을 완비한 만큼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부산시민들이 30년 동안 원전을 끼고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실감케 한 지난 1년 동안의 불안감에 대해 각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어떤 해법이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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