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후보측 유민영 대변인은 당초 5일 오후 2시 브리핑을 열어 문 후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 등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돌연 브리핑을 취소했다.
문 후보가 이날 오전 안 전 후보와의 만남을 추진했다가 불발됐다는 언론 보도가 일파만파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선대본부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안 전 후보의 용산 자택을 찾아갔지만 안 전 후보를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변인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브리핑을 열어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문 후보측으로부터) 오시겠다는 연락 정도(는 있었다)"라며 "하지만 당시 안 전 후보는 댁에 안 계셨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을 갑작스레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도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유 대변인과 민주당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회동이 불발된 데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이에 당황한 안 전 후보측이 문 후보 지원을 잠시 보류했다는 설명이 된다.
안 전 후보의 지원 유세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문 후보측은 안 전 후보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눈치를 보면서도 실망하는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지원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안 전 후보의 사퇴 직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나 부동층으로 돌아선 이탈층을 흡수하는 데 시간적인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안 전 후보가 이날 오후 문 후보의 홍대 유세 현장을 시작으로 지원 유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문 후보측의 실망감은 더욱 크다.
문 후보측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원래 문 후보가 이번 주에 충청과 호남 등 지방 일정을 잡았다가 안 전 후보가 합류할 수 있도록 수도권 일정으로 급히 변경한 것"이라며 씁쓸함을 나타냈다.
문 후보가 이날 서울시립대와 한양대, 홍익대 등 서울 캠퍼스 투어를 계획한 것도 2030 세대에 강한 안 전 후보와의 공동 유세를 고려한 일정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도와줘도 시간이 별로 없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박근혜 후보나 부동층으로) 빠져나간 수도권 대학생과 청년들의 표심을 되찾아와야 한다"며 다급한 심경을 전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을 하겠다더니 지금은 하면 한다, 안 하면 안 한다는 말이 없어 선거전을 못하고 있다"며 "안 전 후보만 쳐다보고 있을 순 없으니 별도로 선거전이라도 하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상당수의 캠프 관계자들 역시 속마음은 타들어가지만 안 전 후보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될까봐 공식 언급을 자제하는 상황이다. 안 전 후보가 움직일 때까지는 '유구무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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