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23일 18대 대선후보 사퇴를 선언했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삶은 이제 출발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인 안철수'에게는 당장 정권교체를 위한 '백의종군'의 과제가 그의 어깨에 짊어져 있다.
안 후보의 사퇴로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로 확정된 만큼, 그의 승리를 위해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견고한 상황에서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층이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방적인 상식이다.
특히 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층, 무당파층, 2,30대 젊은층의 표를 흡수해야 대선 승리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막중하다.
안 후보는 단일화가 아닌 사퇴를 선택하면서, 앙금을 내비치기도 했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정권교체를 위해 직, 간접적으로 뛸 것으로 예상된다.
캠프 관계자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 후보도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하실 것"이라며 "이번 정권이 연장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확고한 만큼 그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안철수의 뿌리는 '새정치'이다. 본인 스스로 "국민에 의해 호출됐다"고 말할 만큼 그의 정치 입문은 새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직결돼 있다.
장기적으로 안 후보는 새정치를 실천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마한 뒤 석달 동안 거대정당의 벽을 실감한 안 후보는 이상과 현실을 절충하는 정치 실험을 차분히 전개해 나갈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사퇴 선언 말미에 "비록 새정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저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며 "국민여러분께서 저를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부족한 탓에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활짝 꽃피우지 못하고 여기서 물러나지만 제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신당 창당설 등 여러 설이 나돌지만 새정치를 위한 구상은 확실치않다. 이번 대선의 승패 여부가 안 후보의 정치 행보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