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재형)는 16일 알고 지내던 식당주인 A(49)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47)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과 행동에 미심쩍인 부분이 있어 박 씨가 진범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면서도 "그러나 검사가 제시하는 유죄의 정황만으로는 박 씨를 범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해자 사망 시각 ▷ 박씨의 잦은 진술 번복 태도 등이었다.
검안의는 시신 시반현상과 직장체온의 변화를 토대로 피해자의 사망 시각을 밤 9시 30분에서 다음날 새벽 1시 30분 사이로 추정했다.
검사는 "검안의의 감정결과에 비추어보면 같은 날 밤 11시 23분부터 새벽 1시 14분까지 피해자와 단둘이 있었던 박 씨가 범인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사망 추정 시각의 판단 기초로 삼은 사체 현상은 주변 환경이나 연령과 신체 상태 등에 따라 변수가 커 결정적인 자료로 삼을 수 없다"며 "박씨가 식당을 나간 시각인 1시 14분 이후 피해자가 사망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검사는 또 "박 씨가 수사기관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물증이 나올때마다 '식당 출입 시간’등에 대한 진술을 번복했고, 자신의 딸을 동원해 알리바이를 꾸미려 한 것은 범행을 숨기려는 의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진술의 일관성 부족이 박씨에게 불리한 정황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범인으로 오해받을까 두려워 일부 거짓 진술을 했다는 피고인의 항변도 전혀 이해못할 부분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재판부는 "박씨가 진짜 범인이 맞다면 객관적인 증거를 많이 수집한 뒤 항소심에 임해서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법정에서 선고결과를 지켜본 유족은 무죄선고가 믿기지 않은 듯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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