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검사 "검사가 경찰보다 나으니 지휘 당연"

경찰은 간호사, 검사는 의사? 특임검사 경찰비하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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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경찰과 검찰의 이중수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특임검사가 경찰과 검찰의 관계를 의사와 간호사에 비유하면서 경찰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검찰 간부 사건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는 11일 서울 서부지검 9층 대회의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사가 경찰보다 수사를 더 잘하고, 법률적 판단이 낫기 때문에 수사 지휘를 하는 것"이라며 "수사의 의무가 있는 검사가 내부 의혹에 대해 수사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특임검사는 경찰이 이미 수사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검찰이 이중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하며 "간호사와 의사 중 의사가 간호사보다 더 낫기 때문에 지시를 내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의사와 간호사에 빗대 표현했다.

이어 김 특임검사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검찰이 경찰 수사를 지휘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법 시험은 뭐하러 보냐"며 검찰의 이번 수사에 당위성을 부여했다. 중앙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고 있는 경찰 수사에 대해 지검과 사건을 협의하거나 병합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특임검사로 임명된 사람이 답변하거나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나는 내 일에 대해 의혹 없이 수사해서 결과를 내 놓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특임검사는 "경찰은 우리(검찰)의 수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말을 듣지 않겠다고 하고 있는데 우리가 조사하는 걸 왜 경찰이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의 평생 소원은 검사 구속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특임검사는 또 "중앙지검에서 사건을 이송한다면 특임 쪽에서 병합해 수사할 의사가 있다"며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을 불식시키도록 수사 결과로서 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0명의 검사와 20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된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검찰간부 A 씨의 사무실과 자택, 유진그룹 사무실 등 대여섯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는대로 A 검사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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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자 검찰 송치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검찰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11일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사안을 검찰에서 수사하겠다는 것은 개정 형소법상 수사개시 진행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인권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 청장은 "특임검사를 하겠다는 말은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행정적인 통보는 아직 오지 않았고, 검찰이 송치 지휘를 요구할 수 있는 사안인지 법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검찰의 송치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향후 검경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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