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먼 양심… ''허위 입양''으로 아파트 특별분양

''3자녀 특별분양 제도'' 악용해 차익 챙겨… 브로커 등 74명 무더기 적발

지난해 3월 초 A(38)씨는 사채업자 방모(35)씨를 찾아갔다 이상한 제안을 받았다. 5살 난 아들과 3살 된 딸을 다른 사람에게 서류상으로 입양시켜주기만 하면 천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호적상으로만 이뤄지는 입양이라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 A씨는 바로 입양을 시켰고 그 대가로 자식 한 명당 5백만 원씩 모두 천만 원을 받았다.

사채업자 방씨는 이어 A씨의 아이들을 B(49)씨의 호적에 올려놓고 신규 아파트 분양을 신청토록 했다. B씨는 자신의 명의로 된 경기도 동탄 신도시의 54평형 신규 아파트를 특별 분양 받았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역시 명의만 빌려주기로 한 약속에 따라 방씨에게 넘겨졌고 결국 브로커 등을 통해 불법 전매됐다.

이처럼 세 자녀 가구에 주어지는 신규 아파트를 특별 분양 받기 위해 돈을 주고 아이들을 허위로 입양시켜온 부동산 브로커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엔 자식 한 명당 최고 천만 원을 받고 허위 입양시켜준 부모들도 20명에 달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출산 장려를 위해 10년 넘게 주택이 없으면서 세 명 이상의 미성년 자녀를 가진 가구에 정부가 신규 아파트의 3%를 특별 분양해주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경찰은 서류 상 입양 절차가 너무도 간단해 이들이 세 명의 미성년 자녀를 쉽게 맞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수사과 방명수 경사는 "입양 절차를 위해 서류 한 장만 작성하면 입양과 파양이 이뤄진다"며 "관계 당국이 서류 위주로 형식적인 검증을 해온 탓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아무리 서류상 입양이라지만 자녀 세 명을 모두 입양시킨 부모도 있었다. 또 사기 행각이 끝난 뒤 아이를 다시 입적시키려 해도 허위 입양 절차에 가담한 사람들이 잠적하는 경우가 많아 호적에도 없는 자식을 키우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처럼 아이들을 허위 입양시키는 수법으로 신규 아파트를 특별 분양 과정에 개입해 4억 8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로 부동산 브로커 한 모(45)씨를 구속하고 자식을 허위 입양시킨 부모 20명 등 모두 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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