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도시락 싸는 부모들 당황" 급식 조리사 총파업

전국 1,000여개 학교 급식중단 우려...많은 지역은 45% 학교에서 급식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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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조리사 등이 포함된 전국의 초· 중·고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호봉제 전환 등을 요구하며 9일 하루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일선 학교 급식에 차질이 우려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9,600여 학교 가운데 933개 학교에서 급식 중단 사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전국의 2,000여개 학교의 급식 조리사들이 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참여율이 높은 광주 지역의 경우 전체 학교 가운데 45% 정도가 학교급식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행정실무사와 초등 돌봄 교사, 급식조리원 등 전국 학교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약 15만 명이다.

이 가운데 3만4,000여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으며 급식 종사 근로자는 2만 여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학교 급식 차질 빚어지는 것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저희들의 요구사항이 지극히 정당한 일이다. 문제를 야기한 1차 책임은 교과부와 교육청에 있다”며 학부모들의 양해를 구했다.

◈교과부, 시·도 교육청 대책마련 고심… 일선 학교들 “도시락 싸와라”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학교 당국은 일선 학교현장에서 급식 중단으로 인한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은 공문을 통해 총파업 예고에 따라 학교별 상황을 고려해 도시락 지참, 대체음식 마련 등 대책을 마려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급식 중단이 예상되는 학교에 도시락을 싸올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려보냈다. 또 저소득층 및 도시락 지참이 어려운 학생에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특히 합법 파업에 따라 대체 인력 사용을 할 수 없으니 학부모 동원이나 대체 인력, 도시락 업체 대량 주문 등에 의한 급식 제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영양사 등 모든 급식조리사의 파업으로 급식 중단이 불가피한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학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도시락을 싸 오도록 부탁을 드렸다”며 “도시락을 못 싸온 학생들을 위해 김밥이나 빵을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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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경고파업 한 뒤 반응 없으면 2차 파업”

앞서 6일 급식조리사와 실습보조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 노조는 전체 3만3,500명 가운데 74.9%가 투표에 참가해 92.6%가 총파업에 찬성했다.

학교 비정규직은 각 학교 교장과 연봉계약을 맺는 형태로 고용되고 있다. 매년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급여가 낮을뿐 아니라 경력도 인정되지 않는다. 또 교육감이 아닌 학교 교장과 계약을 맺기 때문에 고용불안에 노출돼 있다.

노조 측은 이런 이유로 그동안 임금체계의 호봉제 전환, 교육감 직접 고용 등을 주장하며 정부와 교육당국에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에서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자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하고 지난달 23일부터 찬반투표를 벌여왔다.

이들은 9일 총파업 이후에도 교과부 등에서 반응이 없으면 11월 안에 2차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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