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오브 파이' 이안 감독, "한국 감독, 할리우드에서 잘될거라 본다"

5일 내한 로드쇼, 영화 일부 장면 공개하며 직접 설명

이안 감독
'색,계'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등을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이안 감독이 신작 '라이프 오브 파이'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이안 감독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CGV에서 열린 내한 로드쇼를 통해 영화의 일부 장면을 공개하며, 직접 설명을 곁들었다. 짧은 분량이었음에도 뛰어난 3D로 놀라움을 안겼다.

내년 1월 3일 개봉될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바다 한가운데 좁은 구명보트에 호랑이와 함께 남게 된 한 소년에게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린 3D 감동 어드벤처. 먼저 이안 감독은 "라이브 오브 파이는 제가 만든 영화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영화이면서 촬영하기 가장 어렵기도 했다"며 "인생이나 신앙 등에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원작인 '파이 이야기'는 독특한 소재와 놀라운 이야기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으며, 그 어떤 소설보다 영화화를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안 감독은 "10년 전쯤 처음 책을 읽자마자 매료됐다"며 "모험과 생존 그리고 삶이 주는 경의로움을 표현한 부분이 저를 사로 잡았다"고 기억했다. 이어 "4~5년 전 제안이 왔을 때 너무 좋은 이야기지만 영화화하기에 힘들다고 생각했다"며 "제3자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3D로 표현하면 가능하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파이 역을 맡은 수라즈 샤르마는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신예로 3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에 발탁됐다. 이안 감독은 "순수함이 반드시 드러나야 하는데 기존 배우보다 진짜 순수함을 가진 젊은이가 좋을 것 같았다"며 "물론 연기가 처음인 배우의 디렉팅이 쉽진 않다. 3개월 동안 개인 지도를 했고, 촬영 내내 연기 지도 및 트레이닝 함께 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인공 파이가 바다에서 태풍 때문에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장면은 할리우드가 아닌 대만에서 촬영됐다. 알려진대로 이안 감독은 대만이 낳은 세계적인 감독이다. 즉 자신의 고향에서 할리우드 영화를 찍게 된 셈이다.

이안 감독은 "제작비 때문에 대만에서 촬영하게 됐다"며 "대만에서는 제가 인기가 있고, 환영을 받는 감독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유쾌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영화 속 상황과 잘 맞는 게 대만 근처 해역"이라며 "또 할리우드 최고 촬영팀이 대만에서 촬영함으로서 현지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같은 동양권인 한국에서의 촬영 계획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랐다. 이안 감독은 "어디서 만드는지는 보다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할리우드를 제외하고 가장 발전된 영화 산업을 보유한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좋은 이야기를 가지고 제안을 준다면 주저없이 작업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할리우드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동양권 감독인 이안 감독은 할리우드 데뷔를 앞둔 김지운 감독, 박찬욱 감독 등 한국 감독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안 감독은 "한국 감독님 흥행 여부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제 생각엔 잘될거라 본다"고 웃으며 "그 분들이 영어를 잘해서 할리우드에 간 게 아니라 영화를 통해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선 아무리 작은 생각도 말로 표현해야 하고, 다른 사람한테 전달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통령이 정책 설명을 하듯 감독도 영화의 의도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설득할 줄 알아야 한다"며 "저 역시 처음엔 불편했다. 하지만 그럴 의사가 없다면 화가 잔뜩 난 감독으로 비춰질거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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