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도, 안지만도' 윤성환에 10승 빚 갚았다

승부처에서 호투로 윤성환 勝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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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뒷문을 지키는 오승환과 안지만이 올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동안 너나 먼저 할 것없이 입을 모아 던진 한마디가 있다. 그 대상은 선발 윤성환, "나 때문에 10승을 못하게 된 것 같아 미안하다"는 내용이다.

윤성환은 올시즌 9승을 수확했다. 선발투수는 승리 조건을 충족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다 불펜의 부진으로 승리 기회를 날려버리는 기회가 다반사다. 강력한 불펜을 뒤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성환 역시 불운을 피해가지 못했다. 오승환도, 안지만도 윤성환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불'을 지른 적이 있었다. 심지어 오승환의 올해 유일한 블론세이브가 윤성환이 던진 날에 나왔다.

윤성환은 31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뒤 삼성이 2-1로 앞선 7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안지만이 마운드에 올랐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안지만은 세 타자를 연거푸 잡아내고 불을 껐다.

안지만이 정규시즌 때 윤성환에게 졌던 빚을 청산하는 순간이었다.


더욱 극적인 장면은 9회에 나왔다. 이번에는 오승환이 윤성환의 오금을 저리게 만들었다.

오승환은 9회 선두타자 최정에게 3루타를 얻어맞았다. 1점차, 무사 3루 위기는 천하의 '끝판대장'이라고 해도 실점 단속이 쉽지않은 상황이다.

이호준과의 타석이 고비였다. 이호준이 때린 빠른 타구가 전진 수비하던 유격수 김상수의 글러브에 걸렸다. 역동작으로 공을 잡아 3루주자가 홈을 향해 뛰었다면 충분히 승부가 될 수 있었으나 최정은 멈칫했다. 이후 오승환은 최고구속 153km의 '돌직구'를 앞세워 극적인 승리의 마지막 주인공이 됐다. 또 윤성환의 올해 한국시리즈 두번째 승리를 지켜냈다.

오승환은 경기 후 "올해 성환이 형이 던질 때 유독 안좋았다. 유일한 블론세이브로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그것만 지켰으면 10승일텐데라는 얘기를 해준 적도 있다. 그게 한국시리즈로 이어지는 것 같았는데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이에 윤성환은 "승환이를 믿었다. 이호준 선배만 잘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최정 선수가 홈으로 들어오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며 "지만이도 시즌 때 내 승리를 날린 적이 있다. 그때도 같은 얘기를 했다. 그래서 부담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웃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오승환이 한마디를 더 날렸다. 9회 위기 상황이 마음에 걸리는듯 "믿음을 잘 못주는 것 같다"는 작은 속삭임에 기자회견장에서 웃음이 터졌다. 더 이상 아쉬움은 없다. 정규시즌 때 아쉬움을 모두 날려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짜릿한 승부이자 값진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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