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용 "'잊혀진 계절' 원래는 조영남 노래였다"

조영남 "그걸로 잘 나가냐" 질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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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용이 '잊혀진 계절'에 얽힌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이용은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잊혀진 계절'은 원래는 조영남 씨가 녹음까지 거의 끝냈던 곡이다"며 "버려질 뻔했는데 곡이 괜찮아서 부랴부랴 며칠 만에 녹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은 "곡이 1년도 안 돼 대박을 치니까 조영남 씨가 방송국 복도에서 '야, 잘나가지? 그거 원래 내 것 인줄 알지 인마?'라고 했다"며 "'그걸로 돈 많이 벌었냐'면서 속상해 했다"고 폭로했다.

'잊혀진 계절'의 가사가 바뀐 사연도 공개됐다. '잊혀진 계절'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 때문에 해마다 10월 31일이면 이용은 평소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 왔다. 이 날만 해도 전화연결을 제외하고 7개의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이용은 "처음에는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닌 9월의 마지막 밤이었다"며 "발매가 늦어지면서 가사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9월의 마지막 밤으로 노래를 연습하려다 스튜디오에 와서 10월로 바꾸려니 입이 좀 꼬였다"며 "그래도 곡이 히트해 상복이 터져 나중엔 1위가 별로 반갑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솔직한 입담을 뽐냈다.

'잊혀진 계절'의 기록적인 히트에 대한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용은 "신곡을 내도 10월만 되면 '잊혀진 계절'만 틀어준다"며 "다른 노래를 부르려 해도 제작진 측에서 ''잊혀진 계절' 때문에 섭외했다'고 하더라"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전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가수 이 용

오늘이 10월 31일.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죠. 하루에 많게는 5번, 10번도 들어본 적 있다고 그러세요. 바로 이 용 씨가 부른 잊혀진 계절입니다. 이 노래 때문에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무슨 추억거리를 하나 꼭 만들어야 될 것만 같은 그런 느낌까지 드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주인공 만나보죠. 오랜만에 만납니다. 가수 이 용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또 왔네요, 그날이.

◆ 이 용> (웃음) 매년.

◇ 김현정> (웃음) 1년 중에 가장 바쁜 날 맞죠?

◆ 이 용> 그렇죠. 10월이 원래 행사철이라 가수들이 바쁜 것도 있는데. 그런데 저는 또 10월 마지막 밤, 잊혀진 계절 때문에. (웃음) ◇ 김현정> 제가 매니저한테 슬쩍 얼마나 바쁜지 물어보니까, 수상택시도 타시고 오토바이도 기본이고, 이 정도라면서요.

◆ 이 용> 수상택시는 저번에 잠실에서 올림픽대로가 한참 막히는 그 시간에 아, 도저히 거기서 못 오겠더라고요. 그래서 수상택시를 한번 거기서 대절을 해서 왔더니 여의도까지 이렇게 오는데 10분밖에 안 걸리더라고요, 15분? (웃음) ◇ 김현정> 혹시 헬기도 타신 적이 있으세요?

◆ 이 용> 헬기는 한 4, 5년 전에 대절하는 데가 요새는 모르지만 그때 650만원이었어요.

◇ 김현정> 와, 한 번 타는데?

◆ 이 용> 네. 그러니까 거기 한번 가서 제가 노래 부르고 30분 공연 마치고 다시 서울에 오는 거 그걸 제가 650만원 줬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렇게 바쁜 날, 10월 31일.

◆ 이 용> 요새 더 비쌀 거예요.

◇ 김현정> 그럼요. 인터뷰하는 것도 영광입니다, 오늘 같은 날. (웃음) ◆ 이 용> 빨리 빨리 해 주세요. (웃음) ◇ 김현정> (웃음) 하루에 출연 스케쥴이 몇 개나 잡히세요, 10월 31일은?

◆ 이 용> 지금까지는 이렇게 전화연결하고 이런 거 빼고 7개거든요.

◇ 김현정> 하루에만 7개? ◆ 이 용> 네.

◇ 김현정>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 노래를 몇 번이나 불렀을까요?

◆ 이 용>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00번은 넘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5000번.

◆ 이 용> 네.

◇ 김현정> 이 노래가 이렇게 이 용 씨의 평생을, 운명을 좌우하게 될 노래가 되리라고 상상하셨어요, 처음 이 곡 받아들었을 때?

◆ 이 용> 그러니까 그게 또 운명이라고 할까요. 저한테 오게 되리라고는 정말 몰랐어요.

◇ 김현정> 자초지종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 용> 저는 그 데뷔곡이 '바람이려오' 라는 노래거든요.

◇ 김현정> 그 노래도 대단한 히트를 했죠. ' 바람 바람이려오~' 이 노래.

◆ 이 용> 네, 그거죠. 그런데 그 노래가 잠깐 뜨고 한번 히트를 치고 난 다음에 레코드 사장이 그때는 전속시절이거든요. 그런데 사장님이 이거 빨리 내야 된다, 후속곡을. 한 곡만 히트되고 죽은 가수가 한두 명인 줄 아냐. 그래서 가시와 장미라는 곡으로 제가 이제 타이틀곡으로 해서 거의 녹음이 끝나고 판이 나오기 직전인데 레코드 사장이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 이거 한 곡만 더 넣어봐, 이러더라고요.

그런데 보니까 곡이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좋은 곡이 어디서 놨지 그랬더니 이제 그게 조영남 씨에게 갈 곡인데 거기 노래가 녹음 거의 끝났는데 이제 뭐가 안 맞는 게 있었나 봐요, 계약이 서로 전속이라.

◇ 김현정> 조영남 씨하고? ◆ 이 용> 네. 곡이 아까우니까 저한테 빨리 끼워 넣어라 이거죠. 그런데 저는 끼워 넣을 게 아니라 이거 타이틀곡으로 해도 될 정도로 곡이 좋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딱 듣고 느낌을 받으셨군요? 이거 괜찮은 곡이다, 이건 되겠구나? ◆ 이 용> 그렇죠. 그래서 부랴부랴 며칠 만에 다시 녹음을 했는데 처음에는 9월의 마지막 밤이었어요, 가사가.

◇ 김현정>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니고 9월의 마지막 밤?

◆ 이 용> 그렇죠. 그런데 이게 판이 늦어지니까 이거 어떻게 하죠? 그랬더니 '야, 10월로 바꿔라.' (웃음) ◇ 김현정> (웃음) 발매시기에 맞춰서 가사가 바뀐 거네요.

◆ 이 용> 10월로 갑자기 바뀐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한 2, 3일은 그래도 9월의 마지막 밤으로 노래를 연습하다가 스튜디오에 와서 10월로 바꾸려니까 입이 좀 꼬이고 그랬었어요.

◇ 김현정> 그런 사연이 있는 곡. 이 곡이 예상대로 대단한 히트를 했어요. 그 해의 모든 가수상을 싹쓸이 했죠.

◆ 이 용> 가수가 받을 수 있는 상이라는 상은 정말 그때는 상 복 터졌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 그러죠? 진열해 놓는 찬장이 모자랐을 정도로. 그 정도로 많이?

◆ 이 용> 찬장이요?

◇ 김현정> 네. ◆ 이 용> 김현정의 뉴스쇼 앵커가 어떻게 찬장이라고 해요. 부엌인가? 그거 트로피 진열하는 장식장이라고 그러죠. (웃음) ◇ 김현정> 장식장이 생각이 안 났어요. (웃음) 장식장 맞습니다.

◆ 이 용> 그 장식장이 진짜. 왜냐하면 가요 톱10. 이런 거 옛날에 있잖아요. 그게 그냥 매주 계속 1위를 받고 그러니까 나중에는 별로 그렇게 반갑지도 않더라고요, 솔직히요.

◇ 김현정> (웃음) 그 정도로.

◆ 이 용> 그거 계속 받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가수왕도 주는데. 참 지금 생각하니까 꿈같은 얘기예요.

◇ 김현정> 그 상황을 보면서 조영남 씨는 뭐라고 하시던가요?

◆ 이 용> 1년도 안 돼서 대박을 치니까 방송국 복도에서 만나도 조금 인상이 별로 안 좋던데요. '야, 잘 나가지? 그거 원래 내 것인 줄 알지 인마?' ◇ 김현정> (웃음) 내 덕분이야 이러면서. ◆ 이 용> '잘 나가냐 그걸로? 돈 많이 벌었냐?' '네, 그런데요. 왜 안 부르셨어요.' '야, 그거 묻지 마. 속상해.' ◇ 김현정> 이렇게 한 가수의 운명을 바꿔놓은 노래 바로 잊혀진 계절. 사람들은 왜 잊혀진 계절에 이렇게 감정을 실을까요, 뭐가 있는 걸까요. 이 노래의 특별한 매력이란 게?

◆ 이 용> 왜 그러냐 하면 10월 31일만 되면 갑자기 썰렁해지고 추워지고 또 낙엽도 갑자기 그때부터 우수수 더 떨어지고.


◇ 김현정> 맞아요.

◆ 이 용> 이게 그러니까 이 피아노 전주소리. 그거하고 딱 맞잖아요. (피아노 전주소리)

◇ 김현정> 이게 지금.

◆ 이 용> 딱 맞잖아요.

◇ 김현정> 이게 지금 어디서 나오는 소리죠, 이게 저희가 튼 게 아닌데?

◆ 이 용>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아직 세수도 안 했는데 피아노 앞에 앉았습니다.

◇ 김현정> 직접 연주를 하신 거예요, 지금?

◆ 이 용> 그럼요. 해볼까요? (피아노 전주소리) 제가 피아노도 곧 잘 쳐요.

◇ 김현정> 지금 이왕 피아노 앞에 앉으신 김에 실례가 안 된다면 우리가 오리지널 가수의 잊혀진 계절, 조금만 들을 수 있을까요?

◆ 이 용> 이거 피아노는 아침에 쳐도 되지만 목소리가 좋지 모르겠는데.

◇ 김현정> 감안하고 듣겠습니다.

◆ 이 용> (노래)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목이 안 나오네요, 지금.

◇ 김현정> 와, 그 조그마한 수화기에 대고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게 이게 보통일이 아닌데.

◆ 이 용> 솔직히 얘기해서 김현정 뉴스쇼, 잘 나가는 프로이기도 하지만 담당 PD 손금필 부장님 있죠? 얼마나 제가 옛날부터 은인인 PD였는데요. 아무나 연결 안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날은. (웃음) ◇ 김현정> 두 분 사이에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고맙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 가수 이용씨, 만나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 곡이 대히트를 하고 나면 물론 좋습니다마는 또 한편으로는 이 곡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 그 후의 곡들, 신곡들은 좀 묻히는 경향도 있어요. 그런 게 서운하지 않으세요?

◆ 이 용> 진짜 좋은 지적이시네요.

◇ 김현정> 그렇죠.

◆ 이 용> 잊혀진 계절, 10월의 마지막 밤 때문에 제가 득도 있지만 실도 있는 게 뭐냐면 신곡을 내서 미루다가도 그냥 10월만 되면 그냥 그거 안 틀어줘요. 다 10월의 마지막 밤 그거 틀지. 10월달에도 TV 몇 개 한 것도 요즘 추억의 편지 좀 부를게요. 그러면 농담이시겠지, 잊혀진 계절 때문에 우리가 섭외를 했는데, 이런단 말이에요.

◇ 김현정> 그럴 수가 있어요. 신곡 발표 한 것도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분들 잊지 말고 들어주시고요. 언제까지나 무대에서 좋은 목소리, 좋은 피아노 연주 끊이지 않고 들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 이 용> 뉴스쇼도 10월 마지막 날에만 부르지 마시고 신곡 내년 봄에 제 얘기 나오는 거 있죠? 그것도 좀 뉴스쇼에서 한번 얘기해 주면 좋은데.

◇ 김현정>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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