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시론]새누리, 정수장학회 입장 밝혀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해명하고 나섰지만 원점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다.

역사인식에서 한 치도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해명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지난달 24일 과거사에 대한 사과조차도 진정성에 의문이 가는 부분이다. 반성과 참회로 거듭난 제대로 된 역사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사과는 의미가 없다.

단지 포장만 가능할 뿐이다. 그 포장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할지를 가늠할 수 없기에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 21일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뒷걸음치는 회견이었다. 번복은 했지만 압박이 없었다는 설명 자체는 박 후보의 뇌리에 박혀있는 기본개념으로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정치현장에 뛰어들면서 외쳤던 첫마디는 부모님의 명예회복이었다.

21일 기자회견 내용은 거기에서 한 치도 진전이 없었음을 그 내면에서 읽을 수 있었다.

가졌던 것을 하루아침에 털어내기는 힘들다. 그리고 그 대상이 부모와 관련됐을 때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한민족의 지도자로서 국가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면 더욱 크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통해서 의도한 것은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털어내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회견내용을 어느 누구에게 물어도 그리고 새누리당의 캠프관련자들조차도 안타깝다는 것이다.

물론 박 후보가 최필립 이사장의 퇴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용퇴를 제시한 만큼 정수장학회 이사들이 가부간의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럼에도 부일장학회와 정수장학회의 혼선, 법원에서 강압인정 여부 등은 대선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제 새누리당이 정수장학회에 대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 박 후보의 견해에 대해 동의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원론적으로 정당의 존재목적은 정권창출이다. 그것이 정수장학회에 대한 견해를 새누리당이 밝혀야 하는 이유다.

이제 대선 일정도 촉박해지고 있다. 그런데 후보들은 공약다운 공약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얽매인 정쟁과 상대후보에 대한 흠잡기로만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내수경제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경제, 중국과 일본의 각축전 틈새에서 한국의 위상, 북한의 위협 어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현안이다.

그러나 아직은 없다. 그래서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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