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시론]대통령 큰형 출국…몰염치 극치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무엇보다 부끄러움을 아는 도덕적 존재라는 점이다.

맹자(孟子)도 이 때문에 인간의 선한 본성이 나타나는 네 가지 가운데 하나로 부끄러움을 아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을 들었다.

그런데 '부끄러움을 알기나 할까?'라는 의문이 절로 나올 법한 일이 대통령 일가에서 발생했다.

국민적 관심속에 16일 본격 수사에 착수한 특별검사팀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과 관련해서다.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수사 착수와 동시에 첫 가시적인 조치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 등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 핵심 관련자들에 대해 무더기로 출국금지 신청을 했다.

특검팀이 신청한 출국금지 대상자에는 시형씨를 비롯해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도 포함됐다.

하지만, 특검팀은 시형씨에게 사저 부지 매입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이상은 다스 회장은 출국금지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법무부로부터 전해 들었다.

이 회장이 특검팀의 수사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인 15일 해외로 돌연 출국해 버렸기 때문이다.

특검팀이 수사과정에서 밝혀야 할 핵심 의혹 가운데 한 가지는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시형씨가 사저 매입에 동원한 돈의 성격이다.

시형씨는 사저 부지 매입자금 12억 원의 출처에 대해 모친 김윤옥 여사의 서울 논현동 토지를 담보로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6억 원을 대출받고, 나머지 6억 원은 큰 아버지인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서 차용증을 쓰고 빌렸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상은 씨는 민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하지 않아 특검의 우선 수사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거액의 내곡동 부지 매입자금을 빌려줬다는 사실과 출국 금지가 필요한 인물로 특검이 분류했었다는 점만 봐도 이번 수사의 중요한 참고인으로 꼽힌다.

더구나 이상은 씨는 BBK 의혹과 관련해 실소유주 논란을 부른 다스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이상은 회장 측도 파장이 커지자 "참고인 신분이어서 출국 금지될 줄 모른 상태에서 공장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으로 갔다"며 해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사건 핵심관련자의 한 명이자 대통령의 큰 형이 특검 출범과 동시에 외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은 진실 규명을 원하는 국민들을 무시한 몰염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특검 출범과 동시에 돌연 해외로 출국한 대통령 큰형의 소식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현 정권이 국민을 안중에나 두고 있는지, 부끄러움을 느끼는 '수오지심'이 있기나 한 것인지 하는 회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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