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을 감격에 빠뜨린 롯데 기적의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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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기적의 8회'를 연출했다. '어게인(Again 2010)'을 향해가는 운명의 장난을 놀라운 집중력으로 이겨냈다.

12일 오후 부산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는 0-3으로 뒤진 채 8회말 공격을 맞이했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1차전에 선발등판했던 에이스 니퍼트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롯데 팬들로 가득한 사직구장에는 암울한 기운이 감돌았다.

여기서부터 놀라운 반전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문규현이 안타를 때려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주찬이 좌중간을 시원하게 갈랐고 그 사이 문규현이 홈을 밟았다.

잠시 그 기세가 꺾였다. 박준서의 좌전안타 때 2루주자 김주찬이 좌익수 김현수의 완벽한 홈 송구에 걸려 아웃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5차전에서 두팀의 최종 승부를 가려야 하는듯 보였다.


하지만 손아섭이 다시 안타를 때려 공격의 물꼬를 텄다. 두산은 뒤늦게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다. 홍상삼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중압감과 싸웠다.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홍성흔과 황성용에게 연거푸 볼넷을 내줬다. 황성용에게 내준 볼넷은 밀어내기였다. 스코어는 2-3.

무려 여섯타자 연속 출루.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전준우가 타석에 섰다. 포스트시즌 들어 타격 감각이 떨어져있던 전준우. 홍상삼은 흔들리긴 해도 시속 150km에 가까운 힘있는 직구를 뿌려대고 있었다.

전준우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우측 멀리 공을 날렸다. 동점 희생플라이. 그 사이 3루주자 손아섭이 홈을 밟아 승부는 3-3, 극적인 동점이 됐다.

비록 추가점을 뽑진 못했지만 롯데는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두산에게 치명타를 날렸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가 무너졌다는 심리적 부담감에 시달렸다. 그리고 불펜의 핵 홍상삼은 8회말 롯데 타선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공을 던졌다.

롯데는 연장 10회말 박준서의 선두타자 안타로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홍상삼은 힘이 떨어져있었다. 두산의 집중력도 떨어져있었다. 1사 2루 홍성흔 타석 때 바뀐 투수 프록터가 폭투를 했고 포수 양의지가 3루주자를 잡으려고 던진 공이 뒤로 빠졌다. 박준서가 홈을 밟는 순간 승부는 끝이 났다. 롯데의 4-3 승리, 극적인 플레이오프 진출.

모든 것은 기적의 8회말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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