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카이(KAI) 인수전, 가격이 최대변수

대한항공 "연간 2조원 현금창출" vs 현대중공업 "부채비율 낮아 여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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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방산공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카이) 인수 전에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뛰어들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1차 예비입찰에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됐고 2차 매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막판에 합류했다.

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KAI는 대한항공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컸었다. 국가계약법상 복수의 입찰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수의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카이가 국내 군수사업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탄탄한 기업인만큼 인수전은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카이는 한국형 전투기(K-FX), 한국형 공격헬기, 90인승 민간항공기 등 군수와 민간 분야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인수전에 뛰어든 양사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결과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대한항공은 40년간 쌓은 항공산업에 대한 경험과 항공기 부품 제작 기술력이 장점이다.

이렇기 때문에 "카이를 인수했을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주장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상 연관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자금력에서는 현대중공업에 밀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대한항공은 현순차입금이 11조원이고 부채비율은 829%를 보이고 있다.

재무적 약점은 본입찰에서 가격 경쟁력을 발휘하는 데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과도한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카이를 인수하는 것은 재무구조 약정에 대한 준수가 곤란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공문을 대한항공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해마다 평균 2조원 이상 투자하는 데 항공기는 사실상 현금성 자산"이라며 "부채가 많다는 지적은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중공업은 순차입금이 4조원이고 부채비율이 170%로 대한항공에 비해 양호하다.

회사 측은 "무차입 경영을 하다가 선수금으로 건조할 수 없는 해양플랜트 수주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채비율이 조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카이의 매각대상 지분에 현대자동차가 보유 중인 10% 지분이 포함된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미래 전략사업으로 항공산업을 선택하고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조선이 주력이다 보니 항공산업은 낯선 분야다.

이번 매각에서의 최대 변수는 입찰 가격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매각 주체인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심사기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가격이 제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으로 인수한 후 얼마나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느냐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관건은 자금력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자금력 부분에서 현대중공업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대한항공 측은 "연간 2조원의 현금창출 능력이 있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번 달 예비실사와 다음달 본입찰.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거쳐 연내에 매각을 마칠 예정이다. 인수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1조~1조 5000억원이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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