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패권적 운영, 정체성 훼손
- 당을 장악한 사람들이 나를 배신한 것
- 대통합추진위원회에서 역할 할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광옥 前 민주당 상임고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한광옥 전 비서실장. 민주통합당의 상임고문도 맡으셨었죠. 이 분이 새누리당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이것을 두고 온갖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 오늘 첫 인터뷰입니다. 한광옥 전 고문의 입장을 직접 들어보죠.
◆ 한광옥> (웃음) 고민은 많이 했죠. 한 40여 년 동안 야권에서 몸을 담고 당대표까지 한 사람이기 때문에 제 몸을 제 나름대로.. 흔히 말하면 반대편이라고 얘기하나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데, 우리 일반사람들이 그런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죠.
◇ 김현정> 그러다가 어떻게 결정적으로 결심을 하셨습니까, 새누리당 행을?
◆ 한광옥>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정도의 정치를 해 왔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생각을 많이 해왔죠. 예를 들어 DJP 연합이라든가, IMF 때 노사정위원장을 해서 노사정 대타협을 이룬다든가, 민화협 통일단체를 또 창설해서 대표상임위원을 역임 했고요.
그래서 제가 이런 화합적인, 대통합적인 일을 많이 해 왔기 때문에 그게 나의 정도라고 보고요. 그 정도의 정치 일환 속에서 제가 국민의 대통합이라든가, 대탕평책 실행이라든가, 전향적인 남북통일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노력을 하기 위해 제가 새누리당 입당을 결심하게 된 거죠.
◇ 김현정>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라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문재인 후보쪽으로 간다면 혹은 안철수 후보쪽으로 간다면, 박근혜 후보쪽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그 효과가 덜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한광옥> 그게 상상하기 나름인데, 제가 당대표로 있을 때 국민경선제를 최초로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때 선출되셨는데요. 소위 노무현 대통령님하고 그 측근들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친노계라고 얘기하나요? 이분들이 민주당을 탈당을 해서 열린우리당을 창당 했습니다.
그때부터 '아, 이것은 보태는 정치가 아니고 나누는 정치가 아니냐.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정신은 좀 곤란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됐고요. 또 지금도 패권적인 당 운영형태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 가지 얘기를 하지 않겠습니다만, 일단 당을 나온 사람으로서 제가 그 말은 삼갑니다. 오히려 박근혜 후보께서 하시는 것이 좀 믿음이 가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거죠.
◇ 김현정> 총선 직전의 인터뷰를 쭉 찾아보니까요.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민주당의 친북좌파 목소리가 들린다” 이런 것들도 혹시 그 이유로 작용한 겁니까?
◆ 한광옥> 민주당의 그런 목소리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다 아는 것이고요. 중요한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이죠. 중도적인 입장에서 하나의 진보적인 의미가 중도개혁적인 것이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입니다. 그런 것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많은 이론을 제기한 건 사실이죠.
◇ 김현정> 지금 문재인 후보로는, 지금의 친노세력이 기득권을 쥐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보신 거예요?
◆ 한광옥> 대선 승리라고 하는 것보다도, 저는 대선 결과에 대한 어떤 문제보다는 하나의 정책적인, 철학적인 면이 많이 작용을 했다. 저는 지금 누가 유리하고 불리하고 이런 차원에서 하는 게 아니고요. 평생 통일문제를 제 나름대로 다루어온 사람이기 때문에 큰 차원에서 국가를 위해서 통일을 해야 되고, 또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동서화합이 돼야 되겠고, 또 계층간의 갈등이라든가 세대간의 갈등을 서로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이런 측면에서 남은 여생을 바치기 위해 한 거지, 제가 이 나이에 무슨 정치를 하겠어요?
◇ 김현정> 그런데 주말 사이에 여론을 많이 접하셨겠습니다만, 지금 비판이 거셉니다. '어떻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 과거 김대중 납치사건을 저질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과 손을 잡을 수 있느냐? 이건 일종의 배신 아니냐' 이런 비판까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한광옥> 저는 정치를 하면서 배신이라고 하는 용어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오히려 일부 당을 장악한 사람들이 저를 배신한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른바 친노세력을 말씀하시나요?
◆ 한광옥> 물론이죠. 잘 아시겠지만 꼭 그 문제가 결정적인 건 아니겠지만, 저는 심지어 경선한다고 해서 신청을 해 봤는데 경선도 배제시켜 버렸어요.
◇ 김현정> 총선 당시를 말씀하시는 거죠?
◆ 한광옥> 네. 그런 것을 볼 때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이건 당을 패권적으로 자기들 가까운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이야기와 당의 정체성 훼손도 있고 그랬는데. 김대중 대통령님께서는 이미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서 지난번 재임시에 박정희 기념관 설립을 결정하셨고요. 이미 화해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서화합을 위해서 노력하시고, 국민 대통합과 통일을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는 그 뜻에 저는 받든 거죠.
◇ 김현정> 그렇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 계시다면 충분히 이해하실 거다?
◆ 한광옥>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말입니다. 이미 박근혜 후보는 여러 번 과거사 인식에 대해서 구설에 올랐고, 따라서 '박정희와 박근혜 부녀를 따로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 이런 반론도 많아요. 과거사 인식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부분들 말입니다.
◆ 한광옥> 과거사에 대해서 지난번 2004년인가요. 김대중 대통령이 관두셨을때죠. 박근혜 후보께서 동교동에 오셔서 아버지의 잘못, 아버지 때문에 고생 많이 하신 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것으로 해결이 됐다고 보시는 건가요?
◆ 한광옥> 사과를 했고. 또 대통령께서도 '세상을 오래 살다보니까 이런 일도 있구나', 참 감동적으로 받아들이시는 게 있으셨는데요. 저는 과거사에 대해서 이미 또 박근혜 후보가 사과를 했고 진실로도 그걸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과거의 갈등, 동서간의 갈등을 끌고나갈 것이냐, 그건 안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한광옥 전 고문과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얼마나 됩니까?
◆ 한광옥> 제가 얼마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저의 이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수가?
◆ 한광옥> 저는 확실히 말씀드립니다만, 한 사람이 백 보를 가는 것보다 백 사람이 한 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하고 대화를 하고 이제까지 정치를 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이 시대의 가장 시대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국민통합입니다. 국민통합을 하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계층간의 이 갈등을 해소할 수 있으며, 통일문제에 닿을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지금 새누리당 내에서 나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금 당내에서는 정치쇄신특위 안대희 위원장이 영입 반대에 나섰습니다. 예전 2003년에 나라종금 뇌물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전력을 두고 “안 된다” 이런 입장인데요?
◆ 한광옥> 그 관계에 대해서는 제가 길게 말씀을 드리지는 않겠는데요. 당시에 소위 수사검사라고 그러나, 담당검사에게 잘못된 문제가 있었다. 다시 말해서, '압박하고 허위증언한 사건'이라고 8년 만에 나라종금 회장이 양심고백을 해 왔어요. 이 사건은 재심 중에 지금 올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검찰의 쇄신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간이 있으면 더 말씀을 드리겠지만 오늘은 제가 이 정도로 말씀을 드리고, 내용은 간단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안대희 위원장은 그 내용을 잘 몰라서 반대를 하고 계시는 걸까요?
◆ 한광옥> 잘 모르는 게 아니라, 묻지 않았으니까 이유를.. 오히려 제 나름대로 도저히 이해를 못하는 거죠.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해서 왜 반대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씀?
◆ 한광옥> 그럼요. 쉽게 얘기해서 그때 제가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회사의 퇴출을 막아달라고 3000만원을 놓고 갔다'고 그러는데 이건 이해가 안 되죠.
◇ 김현정> 지금 그 부분의 진위를 따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고요. 어쨌든 안대희 위원장은 반대하고 나섰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고 나는 반드시 합류한다' 이런 입장이신 거죠?
◆ 한광옥> 잘못된 것을 오히려 공개.. 중간 입장에서 참으로 제가 이것 때문에 많은 고통을 또 받았어요. 저는 이제까지 정치합리성 이런 관계에 대해서 연루된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것을 저도 몰랐어요. 제 아내가 암투병을 하고 있는 기사를 보고 그 후배 한 분이, 후배 회장이 자기 마음속에 참 담고 있을 수 없다고 그래서 양심고백을 해 온 사건입니다, 이게.
◇ 김현정> 그 얘기를 오늘 다 들을 수는 없을 것 같고, 뜻을 알겠습니다. 그러면 새로 만드는 대통합추진위원회인가요? 혹시 거기 위원장을 맡게 되시는 겁니까?
◆ 한광옥> 대통합하는 그런 자리, 그 자리가 아니겠어요?
◇ 김현정> 이희호 여사하고는 말씀 좀 나누셨나요, 허락 받으셨어요? (웃음)
◆ 한광옥> (웃음) 제가 동작동 현충원에서 대통령님께 제 심정을 다 고백하고 나왔어요.
◇ 김현정> 마음속으로는 허락을 받은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군요?
◆ 한광옥> (웃음) 제가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제 마음에 여러 가지 다 고백을 하고 왔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