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부동산 중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있는 시중 은행이 비슷한 업무를 한다는 점에서 동네 중개업소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오는 17일부터 모든 부동산에 대한 시세와 수익률 정보를 제공하는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인 ‘알이지'(R Easy)를 위한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각종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세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적지 않았지만 수익성을 분석해주는 곳은 많지 않았다.
일반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아닌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정보여서 허위정보나 미끼 매물 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국민은행은 매물에 관심이 있는 고객을 회원으로 가입한 중개업소와 연결해 매매를 성사시키게 된다.
홈페이지와 별도로 강남PB센터와 명동 본점내에 부동산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부동산 프라자'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매물을 소개받을 수도 있고 가지고 있는 물건을 내놓으면 매매를 할 수 있도록 회원 중개업소에 연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 부동산 매입을 위한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부동산을 매각한 사람에게도 정기예금, 펀드 등 금융상품을 판다는 계획이다.
즉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액 자산가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PB센터 등에서 부자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따라서 국민은행과 비슷한 서비스를 강화해 부자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네 중개업소들은 가뜩이나 불황인 상황에서 대형 시중은행의 부동산업 진출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고객과 중개업소를 연결하는 것은 간접적인 중개행위"라며 "부동산 컨설팅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다면 이는 명백한 영역 침범"이라고 강조했다.
중개업소들은 대기업들이 기업형슈퍼마켓(SSM)을 통해 골목상권에 진입한 것처럼 국민은행이 중소업종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측은 "일각의 우려처럼 수수료를 받는 중개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며 "고객유치를 위해 무료 부동산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과 금융을 접목한 국민은행의 새로운 서비스가 금융업계 뿐 아니라 부동산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