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자신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강조함으로써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2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을 찾아 고 김근태 상임고문과 김기설 민주열사, 바우 김용원 선생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그는 김 고문의 묘역 앞에서 막걸리 한 잔을 올린 다음 부인 인재근 의원에게 "(김 고문이) 막걸리를 좋아하셨잖아요"라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렸다.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 고 김용원 선생의 묘역 앞에서는 유족들을 상대로 "참여정부 과거사위원회에서 반쯤 규명했는데, 정권교체를 해서 남은 진상규명을 제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지금이라도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의지만 가지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고 조영래 변호사의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는 "조금 더 살아계셨으면 큰 일을 하셨을 것이다. 민주화의 중심 역할을 하셨을 것"이라며 아쉬워했고, 용산참사 희생자 묘역에선 "용산참사, 쌍용차 문제 등이 다 과거사가 아니다.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고 문익환 목사와 박용길 장로의 묘역을 참배하면서 "문 목사님은 부산에 오실 때마다 사무실에 들러주시고, 매번 파스를 붙여주시면서 젊은 사람들 걱정을 늘 해주셨다"고 추억했다.
고 박종철 열사의 묘역에선 "6월항쟁 때 서울 명동성당 농성이 끝난 뒤 동력이 급격히 줄었을 때 부산에서 다시 불타오르게 된 동력이 바로 박종철 열사"라며 "부산 사람들은 부산이 6월항쟁을 이끌었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그를 추모했다.
유럽거점 간첩단 사건과 관련해 의문사한 고 최종길 서울대 교수의 묘역을 참배한 뒤에는 검시관 제도가 필요하다는 유족들의 요청에 대해 "(검시관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검시에 대해 독립할 수 있는 법안을 다시 추진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참배를 마친 뒤 "저도 변호사를 할 때 노동변호사 활동을 꽤 오래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료 조영래 변호사의 평전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우리를 그런 삶으로 이끌었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자리에서 유족들과 간담회를 열어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을 아예 규명하지 못했고 인혁당 사건도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이 있다"면서 "참여정부 때 마치지 못했던 과거사 정리작업을 마무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어 "유신시절 국가권력에 의한 피해를 상징하는 것이 긴급조치인데, 이미 위헌 판결이 났고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는 상황인 만큼 법률로써 일괄적으로 무효화하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박정희 정권과 군부독재정권들이 공안정국을 조성할 필요가 있으면 간첩사건을 만들어 국가의 폭력적인 권력을 유지해왔던 것"이라며 "과거 논쟁에 빠져서 미래발전을 가로막는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를 용서하기 위해서라도 진실규명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사과한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만 그게 끝이어선 안 된다. 이것이 출발이자 실천하는 노력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관련 조치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