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
1. 사생팬, 그들은 누구인가 2. 과거 사생팬의 고백 "나는 이렇게 사생이 됐다" 3. 그 많던 사생팬은 어디갔을까 4. 한국팬은 천연기념물? 사생팬 줄고, 외국 극성팬 증가 5. ‘사생택시’가 종적을 감췄다 6. 사생팬 근절, 대책은 없나 |
노컷뉴스 취재 결과 ‘사생팬 논란’으로 한창 떠들썩했던 지난해 이후 사생팬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양새다.
취재진은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아이돌그룹 D의 숙소 앞을 찾았다. 데뷔 3년차인 D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몇몇 사생팬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막상 취재진이 찾은 D의 숙소 앞은 한산했다. 아파트 주민 외에는 젊은 여학생들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여학생들의 환호 소리가 나거나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보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찾지 않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아파트 관리인 역시 “D의 팬들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요즘 들어 팬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극성팬은 존재, 사생팬은 어디로?
취재진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A매니지먼트사도 방문했다. 때마침 이날 A사에서는 소속 아이돌그룹 E의 생일파티 겸 팬미팅 행사가 열렸다.
100여명이 넘는 국내외 팬들이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중 '사생'으로 보이는 팬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번호표를 받고 입장했다. 선착순으로 배포하는 번호표를 미처 받지 못한 20여명의 팬들은 각자 손에 선물을 들고 E를 기다렸다.
공식 행사를 마치고 E가 탄 자동차가 빠져나오자 팬들은 손을 흔들고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누구도 ‘사생택시’를 타고 E를 뒤쫓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한 팬은 “지난해 몇몇 가수들이 공식적으로 사생팬에게 경고하고, 관련 보도가 계속되면서 사생팬의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러나 사생팬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주변을 의식해 팬들의 눈을 피해 암암리에 행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생팬의 '핫스팟'도 한산…그러나 사생팬들 암암리에 활동
B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스타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지켜보기 위해 극성팬들이 상주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 사생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이후 눈에 띄게 그 수가 줄었다”며 “하지만 사생팬 자체를 그만둔 것인지 잠시 휴지기를 가진 것인지는 현재로선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사생팬이 활동을 멈추고 스타의 곁에서 사라졌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자신만의 아지트를 결성하고 외부와 소통을 거부한다. 실제로 취재진은 사생팬 인터뷰를 위해 온라인 카페를 통한 대화를 신청했지만 이들 대부분에게 거절당했다.
대다수 아이돌그룹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은 "사생팬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따가운 시점이기에 이를 의식한 사생팬들이 자신들만의 집단을 결성,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사생팬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