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니폼에 새겨진 별은 뭘까?"

[여자친구는 모르는 스포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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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왜 11명이 해?", "야구에서는 왜 스트라이크 3개면 아웃이야?" - 아내가 종종 던지는 질문 중 하나다. 스포츠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그녀. 어찌나 호기심이 많은지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지만 평소에 그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물어보니 대답하기가 참 애매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바로 [여자친구는 모르는 스포츠 이야기]다.

직업 탓에 축구 중계를 시청하는 일이 잦다. 덕분에 아내는 채널 선택권이 줄었다. 경기장에 가지 못하는 날은 K리그를 보고, 밤에는 프리미어리그 및 해외 축구를 보니까 아내의 불만이 점점 커졌다. 방법은 단 하나. 아내에게 축구를 설명하고 함께 축구를 보는 방법이다. 일단 간단한 룰을 설명해준 뒤 함께 축구를 보던 중 아내가 물었다.


"그런데 유니폼에 새겨진 별은 뭐야?"

사실 대답은 간단했다. "응, 우승하면 별 하나씩 새기는 거야." 하지만 이렇게 짤막한 답을 하고 다시 중계 화면으로 눈을 돌린다면 분명히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 더 귀찮은 질문을 던질 것이 뻔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유니폼에 새겨진 별에 대해 공부를 한 다음 아내에게 친절하게 알려줬다.

앞에서 말한대로 별은 우승 횟수를 의미한다. 월드컵에서 우승한 나라는 국가대표 유니폼에 별을 새긴다. 브라질 유니폼에는 5개, 이탈리아 유니폼에는 4개, 독일 유니폼에는 3개의 별이 새겨져 있다. 우루과이는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까지 포함해 4개의 별을 가슴에 달았다.

K리그에서도 우승팀은 유니폼에 별을 그려넣는다. 최다 우승을 한 성남은 무려 7개의 별을 가슴에 새기고 뛴다. 단 의무 사항은 아니기에 우승을 한 뒤에 별을 달지 않아도 된다. 2010년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서울은 별을 새기지 않았다.

또 유니폼마다 별이 다른 경우도 있다. 전북은 K리그에서는 2개의 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개의 별이 그려진 유니폼을 입는다. 2006년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우승 한 번으로는 별을 달지 못한다. 3~4회는 우승해야 별 하나를 새길 수 있다. 5~9회 우승은 별 2개, 10~19회 우승은 별 3개, 20회 이상 우승해야 별 4개를 가슴에 새긴다. 분데스리가에서 별 4개를 가진 팀은 통산 21회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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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10번 우승을 해야 별 1개를 새길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팀은 스쿠테토라는 방패 문양의 국기를 달 수 있다. 하지만 스쿠테토는 영구적으로 새겨지는 별과 달리 전 시즌 우승팀만 달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유니폼에는 별이 없다. 대신 이탈리아 세리에A와 마찬가지로 전 시즌 챔피언에게만 특별한 문양을 달 수 있는 권리를 준다. 모든 팀들이 프리미어리그의 상징인 사자 패치를 팔뚝에 달고 뛰는데 전 시즌 우승팀은 황금색으로 된 사자 패치를 새기고 경기를 치른다.

별이 무조건 우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에 새겨진 3개의 별은 유럽 느낌을 나타내기 위함이고, 우루과이 페냐롤 유니폼에 그려진 11개의 별은 11명의 선수를 의미한다. 뉴질랜드 와이타케레 유나이티드 엠블럼 하단에 새겨진 12개의 별은 12개 클럽이 합병됐다는 뜻이다.

Tip)국가대표는 호랑이 엠블럼, 올림픽대표는 태극기를 다는 이유는?
축구대표팀의 가슴에서 태극마크가 사라진 것은 한일월드컵을 개최한 2002년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국가 1협회 원칙에 따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국가의 대표성을 인정했고, 국기보다 해당 국가 축구협회 엠블럼을 우선시하는 국제 축구계의 흐름도 반영했다. 이후 가슴에는 축구협회 엠블럼을, 소매에는 태극마크를 부착한 유니폼을 사용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선 올림픽대표팀은 대한축구협회의 엠블럼이 아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축구협회를 해당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가 각국 올림픽위원회(NOC)의 산하 종목이라는 이유로 개별적인 축구협회 엠블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이 규정을 몰라 엠블럼을 까맣게 칠하고 카메룬과 1차전을 치르기도 했다. 2차전부터는 엠블럼을 제거한 새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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