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는대로 살아?" 임대APT 주민들 인테리어 선택권 NO!

LH 임대APT 벽지·장판 오직 한가지만
SH 서울 임대APT는 12가지 중에서 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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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저소득층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하는 임대아파트의 벽지, 장판 등 인테리어 선택권을 보장해주지 않아 입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다음달 14일 부산 북구 덕천동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예정인 장애인 A(62.여)씨는 이사하기 전부터 인테리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 씨는 해당 아파트의 전 주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리를 듣고 집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꾸기 위해 벽지와 창틀을 기존과 다르게해서 입주하려고 했지만, LH 측에서 미리 정한 한종류의 벽지와 검은색 창틀 외에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A 씨는 기존 인테리어 비용에 추가 지출되는 차액까지 모두 지불하겠다고까지 밝혔지만, LH 측은 규정에 어긋나는데다 내부마감을 위탁한 시공업체에서 한가지 벽지와 장판만 사용하고있어 다른 벽지는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대해 A 씨는 "아무리 임대 아파트라고 해도 벽지나 마감제의 선택권까지 박탈하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면서 "LH는 굳이 원하는 내부 인테리어를 하고 싶으면 새 벽지 위에 입주자가 원하는 벽지를 덧붙이라는 황당한 방법까지 제안했는데, 개인적으로 돈을 지불하는 것까지 막으면서 획일적인 내부 인터리어를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LH측은 인력부족으로 인해 부산·울산에 있는 임대아파트 4만여 가구의 선호도를 일일히 파악해 이사 때마다 인테리어를 교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LH 부산·울산 지역본부 관계자는 "부산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임대아파트가 한가지 색상의 벽지와 장판을 사용하고 있다"며 "각 세대의 선호도를 일일히 파악해 반영하려면 그만한 인력이 필요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인력 충원이 된다고 해도 그 비용은 고스란히 세입자들의 몫이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LH와 같이 서울시내 저소득층 가구에 임대아파트를 제공하는 SH는 각각 12가지 벽지와 장판 샘플 중에서 입주자들이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집안 내부를 꾸미도록 하고 있어 부산지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SH 측은 입주자들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인테리어 서비를 제공하고도 입주 보증료와 임대료가 LH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LH 본부 담당자는"SH가 시도하고 있는 방식을 내부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면서도 "당장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의 선호도에 따라 인테리어를 꾸미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LH의 편의주의와 이기주의로 대다수 기초생활수급, 장애인, 한부모 가정으로 구성된 영구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집안의 인테리어 선택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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