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으로 불법 보조금이 근절될 것이라는 정부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또다시 보조금 사태가 벌어지면서 정부 신뢰가 바닥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스마트폰 관련 커뮤니티에는 전날 오후부터 이동통신 3사 아이폰6에 대해 대량의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이른바 '스팟' 정보가 끊임 없이 올라왔다.
보조금의 수법은 개통할 때 현금을 내 단말기 할부금을 없애는 '현금 완납', 일단 개통한 뒤 추후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등이다.
보조금의 대상은 아이폰6 16GB 모델이 주를 이뤘으며, 대부분 같은 통신사에서 휴대전화를 바꾸는 기기변경이 아닌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에만 혜택이 주어졌다.
아이폰6 16GB 출고가는 78만 9,800원으로, 단통법 상 최대 보조금인 34만 5,000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44만 4,800원이 최저가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팟 정보에서는 21~27만 원 등 이보다 한참 낮은 단말기 할부원금을 제시했다. 다시 말해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에 사용자들은 이날 새벽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서울 시내 곳곳의 휴대전화 판매점에 앞다투어 도착해 긴 줄을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6 64GB 모델과 128GB 모델은 품귀 현상을 빚었지만 물량을 많이 확보한 16GB 모델이 예상 외로 재고가 남으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해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자들은 이번 사태를 '1011 아이폰6 대란'부르면서 또다시 '호갱님'이 생겼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다수의 스마트폰 커뮤니티에는 "정상적으로 지불하고 구매한 예판 구매자만 물먹었다", "하루 만에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나" 등의 불만 글이 쏟아졌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대란과 관련해 이날 오후 이동통신 3사 관계자들을 긴급 호출해 강력 경고하기로 했다.
또 현장에 시장조사관을 파견해 불법 보조금 지급 방식과 규모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 윤종록 제2차관은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단통법 시행 1달을 맞아 "유통구조 개선이라는 관점에서 법이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