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광장에는 유가족 200여명을 비롯해 1만여 명이 오후 6시부터 촛불을 켠 채 모여 앉았다.
이들은 참사 발생 200일이 되도록 특별법 제정을 하지 못하고, 진상규명은 시작도 못한 이유가 정부 여당의 태도 때문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참가자 선언문을 통해 이들은 “진실을 밝히고 세월호 참사 이전과 다른 사회를 만들어내기까지 우리의 기억은 현재진행형”이라면서 “이 길에서 우리는 진실을 가로막는 세력과 마주쳤다”고 정부와 정치권을 겨냥했다.
이어 “53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서명에 대한 국회의 응답은 성역 앞에서 흔들리는 누더기 특별법이었다”며 “청와대는 특별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고, 검찰과 감사원, 국회도 적당히 멈춰서 돌아가려고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도 “미완의 특별법에 그친 여야 합의 소식에 우리는 좌절하지 않겠다”면서 “진실과 안전을 향한 길을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아직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그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진정한 추모는 존재할 수 없다”면서도 “마음을 모아 함께 손잡고 뛰어갈 수 있는 힘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모였다”고 추모대회의 의미를 부여했다.
유 대변인은 또 “가족들이 앞장서겠다”면서 “뒤에서 버텨주는 국민들께서 우리가 쓰러졌을 때 일으켜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다음날인 2일 가족총회를 거쳐 여야가 전격 합의한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들은 추모사에서 “작별인사도 없이 우리 곁을 떠난 아이들을 위해 진상규명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원고 희생자인 김동혁 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비록 잔인하고 답답한 세상이지만 너희들의 예쁜 이름으로 진실을 밝혀 내겠다”고 약속했다.
추모식이 진행되는 동안 참석자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박래군 국민대책위 공동운영위원장은 범국민추모대회에서 “안산에 모인 그 엄마, 아빠들은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울고불고 한 분들인데, 이 엄마 아빠들이 만들어낸 특별법”이라면서 “어제 국회 합의는 아주 부족하고, 한참 모자라지만 이 특별법으로 첫발을 내딛자”고 말했다.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 뒤에는 종각과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 합동분향소까지 행진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