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찾아간 안철수, 과감한 정치행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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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임박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극비리에 만났다. 출마 결심을 굳히고 과감한 정치 행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철수 원장은 13일 오후 직접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원순 시장을 만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50% 지지율의 안 원장이 5% 지지율의 박원순 당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지 거의 1년만이다.

박 시장이 지난 8월 말 안 원장을 먼저 초청했으며, 안 원장측이 최근 이에 화답해 날짜를 정하면서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청사에서 배석자 없이 약 30분간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와 향후 정치적 행보, 민주당과의 관계 등에 대한 깊은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박 시장은 이날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이맘때쯤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했고, 안 원장님과 합의했던 날이어서 저로선 감회가 있는 날이라 한 번 뵀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드렸다"며 "제가 해왔던 서울시장 업무와 1년 전 회고 덕담 등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안 원장이 도와달라는 하는) 그런 일은 없었다. 일부러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어차피 (만나면) 금방 알려질 일이라 민주통합당 지도부에도 말씀 드렸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과는 별개로 대선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를 앞두고 안 원장이 박 시장을 찾아간 것은 상당히 과감한 정치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에서 대변인을 했던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안 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밝히기에 앞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와중에 같은 정치적 고민을 해왔던 박 시장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출마의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며 "회동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 적극성을 보인 것도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민주당은 두 사람의 비밀 회동 소식을 접하고 다소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특히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문재인 후보측은 안 원장과 박 시장의 회동 소식에 내심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문 캠프 측 핵심관계자는 "안 원장이 지금 박 시장을 만난 것이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한 예비 행보라고 보여진다"며 "출마 선언을 앞두고 원군 그림을 만드는 모양새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초 안 원장이 우리 후보가 선출되면 자기 뜻을 밝히겠다고 말했는데, 느닷없이 만나니까 타이밍이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실제로 민주당 경선을 존중하는 생각을 깊게 했다면 지금 이 시기에 꼭 그렇게 해야 하는가 싶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번주 경기, 서울 지역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후보 경선에 영향을 줄까 신경이 곤두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이 출마한다면 향후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박 시장이 연결 고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박 시장은 그러나 "기본적으로 나는 서울시정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공개적 활동이 불가능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또 나는 민주당 당원"이라고 안 원장에 대한 지원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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