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기념사업회 임은경 회원이 1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3차 릴레이 1인시위를 가졌다. 김상진 열사는 75년 4월 11일 "국민들이 인혁당 사건 이후 박정희 유신체제에 저항할 것"을 호소하며 할복, 자결한 서울대 학생이다.
이는 박정희 시대 피해자 20개 단체가 지난 8월 21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5.16 군사 쿠데타 미화 독재정권 과거청산 외면한 새누리당 및 박근혜 후보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후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는 1인시위다.
1차 시위(8월 28일)는 인혁당 사건 관련자인 추모연대 박중기 상임의장이, 2차 시위(4일)는 남민전 사건 사형수인 고 신향식 씨의 부인인 이영자 씨가 진행했다. 4차 시위(18일)는 부마항쟁 피해자 단체에서 맡을 예정이다.
이날 임 회원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 박정희의 반민족적, 반민주적 군사쿠데타라는 역사 인정 ▲ 과거사위원회 관련 특별법 제·개정 ▲ 재벌 중심 경제구조 개혁 ▲ 박정희 정권 피해자에게 사죄 등을 요구했다.
임 회원은 "나도 처음 김 열사의 얘기를 들었던 때에는 옛날 일로 여겨져 와 닿지 않았다"며 "현실의 문제에서 김 열사의 뜻을 잇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던 끝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임 회원은 최근 박 후보의 잇따른 박정희 정권 평가 관련 발언에 대해 "박 후보가 역사의식을 제대로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발언이다. 박 후보가 박정희의 정치적 딸이라는 증거"라며 "그동안 있었던 민중의 노력을 모욕하는 일이다. 박 후보가 이런 관점을 고수한 채 대통령이 되면 역사 왜곡을 바로잡지 못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상진기념사업회 이현숙 집행위원장도 "박 후보는 일방적인 역사의식으로 민중을 억누르려는 무섭고 끔찍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인적, 제도적 문제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과거를 반추해서 미래를 보기 마련이다. 이런 역사의식을 가진 박 후보가 집권하면 김 열사의 죽음이나 인혁당 사건 등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대통합 행보에 대해서도 "선거 전략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진심이 없다"라고 평가절하한 뒤, "박 후보는 유신 정권에 적극 가담한 인물이며, 지금의 정치적 성장도 박정희 정권의 유산으로 가능했다. 자신을 반성하지 않은 채 유족을 이용하려는 시도는 열사들을 두 번, 세 번 죽이는 짓"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