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최초 기획자 MBC권석PD가 ‘무한도전’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권석PD는 최근 출간된 자신의 저서 ‘아이디어는 엉덩이에서 나온다’(새녘)에서 “‘무한도전’의 성공요인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점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버라이어티 야외물은 풀샷을 찍는 카메라와 말하는 연기자를 따르는 카메라 두 대로 촬영했다. 하지만 김태호PD는 연기자마다 한 대씩 전담 카메라를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많게는 열대의 카메라까지 동원하게 됐다. 본사 카메라팀에서 난색을 표하자 거친 반대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외부 카메라팀을 데려다 촬영을 강행했다. 1인당 카메라 한 대씩이니 출연자의 말이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칠리 없게 됐고 자연스럽게 인물의 캐릭터가 살아나 이것이 ‘무한도전’의 최고의 동력이 됐다”라고 적었다.
권 PD는 “지금은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연기자 당 카메라 한 대가 상식이 됐다. 이런 상식의 시작에 김태호 PD가 있다. 탁월한 사람은 기존의 것을 개선시키기보다 아예 새로운 판을 짠다”라고 후배를 칭찬했다.
권PD는 ‘무한도전’을 최초 기획했을 당시도 회고했다. 권PD는 “당시 국장이던 김영희PD가 토요일 절대 강자 KBS스펀지를 이기라는 특명을 내렸다. 고심 끝에 내민 카드가 ‘무한도전’ 이었다. 녹화가 처음부터 잘 풀려 동물적으로 대박을 예감했지만 상대 프로에 더블스코어로 밟혔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6개월 뒤 나는 ‘일밤’을 자리를 옮겼고 후임으로 김태호PD가 왔다. 그 뒤 불과 1년만에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라며 “시작은 미약했지만 나중에 창대해졌다. 거기에는 연기자들의 즐거운 고생과 후배 PD의 탁월한 창의력, 그리고 시청자들의 ‘무한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석PD는 ‘2002월드컵 이경규가 간다’, ‘무한도전’, ‘놀러와’ 등을 최초 기획한 MBC간판 예능PD다. ‘아이디어는 엉덩이에서 나온다’는 권PD가 지난해 봄부터 주간조선의 ‘PD이야기’ 칼럼에 연재된 글을 재구성한 내용으로 20년차 예능 PD가 전하는 방송가의 생생한 뒷이야기와 PD로서의 인간적 고뇌가 따뜻한 시선으로 담겨 있다.
제목인 ‘아이디어는 엉덩이에서 나온다’는 방송가에 전해내려오는 격언으로 아이디어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주야장천 노력해야 나온다는 의미다. 권PD는 서문을 통해 "TV라는 창을 통해 내 안의 세상과 밖의 세상이 소통하는 법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집필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