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앱, 여자라고 하자 세마디 만에 대뜸…

"은밀한 곳 보여달라" 채팅 어플 우후죽순… 청소년 보호 조치 없어

dd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에는 채팅 어플을 이용한 불법 성매매나 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어플이 넘쳐나지만 이를 통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은밀한 곳 보여달라" 손바닥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대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다운받고 '시작' 버튼을 누르자마자 "ㄴㅈ?" 라는 메시지가 뜬다.

얼굴도 성별도 나이도 모른다. 개인의 성격을 알 수 있는 흔한 아이디마저 보이지 않는다. 영문을 몰라 "놀자는 뜻??" 답을 했다. "남자냐고 묻는거자나 XX아 "욕을 하더니 나가버린다.

'새 연결' 버튼을 누르자 1초도 안돼 또 누군가와 연결이 된다. 역시 똑같다. "ㄴㅈ?" 여자라고 하자 나이를 묻는다. 그리고 대뜸 "은밀한 부위를 보여달라"고 요구한다. 상대방은 겨우 17살 남학생. 교실에서 채팅을 하고 있었다.

또다른 채팅에서 만난 20대 남성. 성별을 확인하자마자 "너 변이야?" 라고 대뜸 묻는다. "변태 여성"이냐는 뜻이었다. 역시 신체의 일부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자신이 철저히 숨겨진, 자신만의 공간에서의 스마트폰 채팅은 대화는 가벼웠고 은밀했고 과감했다. 그 곳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차마 담기조차 힘든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어졌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실제로 채팅 어플 통한 '청소년 성범죄' 잇따라

인터넷에서 '스마트폰 채팅 어플'을 검색하자 연관검색어와 블로그와 등에 수십개의 어플이 등장한다.

이같은 채팅 어플은 스마트폰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당연히 무료. 손바닥 안에서 단 한 번의 '터치'로 다운로드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채팅 어플을 이용한 불법 성매매는 물론 호기심에 채팅에 참가한 어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광주에서는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여중생 A(15)양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해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등 지난달 말부터 4개월 동안 채팅 어플을 통해 음란물을 유포하거나 청소년과 성관계를 가진 문모(44)씨 등 99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손쉽게 음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이 유행하면서 성인남성 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도 성범죄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충청남도 천안에서는 강 모(17)군이 스마트폰 채팅에서 만난 14살 여중생과 11살 초등학생을 잇따라 불러내 당일 2시간 간격으로 성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성에 대한 관심이 왕성해지는 10대에게 스마트폰 채팅 어플이 억누르지 못한 호기심과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범죄의 창구로 악용된 것이다.

경찰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청소년 성매매 최소 성립장소 유형 분석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성매수의 80%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어플이 등장하면서 청소년들마저 무분별하게 음란 대화나 성매매 제의 등에 빠지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채팅 어플은 '우후죽순' 통제수단은 '전무'

문제는 이처럼 채팅어플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통제할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채팅은 이전의 인터넷 채팅 사이트와는 확연히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어린 학생들 손에까지 쥐어질정도로 보편화됐지만 채팅 어플 대부분은 별도의 인증절차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또 스마트폰 채팅은 IP추적도 안되고 대화 내용이 저장되지도 않는 어플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불법행위에 대한 단속과 관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 만들어진 채팅 어플은 영세하기 때문에 음란물 등 불법정보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 인력을 충분하지도 않을 뿐더러 청소년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상황은 심각하게 돌아가지만 경찰은 아직 소관 부서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청 사이버센터 관계자는 "성매매 담당은 생활질서계의 소관"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풍속 관련 단속이 주요 업무이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관련은 부서 소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